"죽은 남편 계좌서 이체한 부인, 상속행위 아냐"

법원 "남편 계좌에 넣은 돈까지 상속재산으로 보기 어려워"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9.16/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숨진 남편의 계좌에서 돈을 이체한 부인에게 남편의 채무를 갚으라며 은행이 낸 소송에서 법원이 부인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임종효 판사는 H은행이 숨진 A씨의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1억원 상당의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 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8년 7월 H은행에서 4억8000만원을 대출받으면서 대출만기일을 2012년 7월말로 정했다.

2011년 12월1일 A씨가 사망하자 B씨는 그로부터 8일 후 다른 신용카드 사용대금 488여만원의 결제를 위해 A씨의 통장으로 500만원을 넣었다. 그러나 A씨의 사회보장 관련 급여 790만여원이 들어오자 B씨는 500만원을 다시 자신의 통장에 이체했다.

이에 H은행은 "B씨가 상속을 포기하기 전에 A씨의 계좌에서 500만원을 이체했기 때문에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로 B씨가 A씨를 단독상속하는 것"며 A씨의 대출금채무 중 일부인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임 판사는 "B씨가 애초에 500만원을 입금하지 않았다면 신용카드대금은 이 계좌의 잔고에서 결제됐을 것"이라며 "이는 B씨가 500만원을 넣었다가 인출한 것과 꼭 같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B씨가 500만원을 넣어 채무를 변제하려고 마음을 먹지 안은 경우에는 아무 제한 없이 상속포기를 할 수 있던 점을 비춰보았을 때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임 판사는 "B씨가 A씨의 계좌에 돈을 입금했다고 그 돈까지 상속재산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회수했다는 이유로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silver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