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입원환자 끌어낸 대학병원 원무과 직원들 벌금형

의료사고 소송·입원 길어지자 퇴원·전원 독촉
法 "환자와 보호자 의사 반하는 강제 전원 정당화할 수 없어"

서울북부지법 모습.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의료사고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입원기간이 길어진 환자에 대해 퇴원 및 전원 동의를 독촉하며 강제로 병원 밖으로 끌어낸 유명 대학병원 원무과 직원들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김대규 판사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100여차례 독촉 전화를 걸고 환자를 강제로 전원 조치한 혐의(업무방해 및 폭력힝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대학병원 원무과 전 직원 이모(45)씨 등 3명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2013년 7월17일부터 이틀간에 걸쳐 환자 A씨의 퇴원 및 전원 동의를 독촉하기 위해 A씨의 언니 휴대전화로 약 150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어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같은해 9월 입원 중이던 환자 A씨를 병원 보안요원들과 함께 병원 밖으로 끌어내 응급차에 태우고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켜 환자 A씨를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환자 A씨는 어지럼증과 두통을 호소해 이 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했으나 병원의 투약처방 등 처치가 잘못돼 병이 악화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2012년 6월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은 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태다.

재판에서 이씨 등은 원무과 직원으로서 환자에 대한 퇴원 절차 등을 안내하기 위해 보호자의 업무시간을 피해 전화했고, 보호자와의 합의와 의료진의 결정에 따라 전원절차를 진행하다가 환자 A씨가 자해소동을 해 통상적인 절차에 따랐던 것이라며 모두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판사는 "이씨 등이 전원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건 횟수가 150여회에 이르고, 언니가 근무하는 백화점의 대표전화를 통해 매장에 직접 전화하기도 해 백화점 판매업무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무과에서는 향후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예견했음에도 환자 A씨를 전원시키기 위해 동의를 계속 요구하고 결국 강제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환자와 보호자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적인 전원행위가 정당화한다고 볼 수 없어 이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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