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판매하려면 연대보증하라" 대리점에 甲질한 LG전자

"19억여원 과징금 부당" 소송냈지만 패소…법원 "공정위 처분 정당"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 News1 정회성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LG전자가 판매대리점에 "빌트인(내장형) 가전제품을 판매하려면 아파트 건설사에 대해 연대보증을 하라"고 강요했다가 19억여원의 '과징금폭탄'을 맞고 소송을 냈지만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부(부장판사 김광태)는 LG전자 주식회사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LG전자는 아파트에 빌트인 가전제품을 설치하면서 아파트 건설사가 내야 할 전자제품 비용에 대한 연대보증을 판매대리점에 강요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지난해 과징금 18억6500만원을 부과받고 연대보증 요구를 하지 말라는 시정명령도 함께 받았다.

이런 연대보증 강요 때문에 LG전자 빌트인 가전제품을 실제 판매하는 대리점들은 신용이 별로 좋지 않은 건설사에 대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연대보증을 서야 했다.

LG전자 측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강요를 한 것이 아니다"며 같은해 법원에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정위의 처분은 정당하다"며 LG전자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LG전자의 연대보증 강요를 이른바 '갑질'로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LG전자는 시장점유율 약 53%의 대규모 사업자인 반면 판매대리점은 LG전자로부터 판매만 위탁받아 수행하는 40여개 업체 중 하나로 자본금, 매출규모, 종업원수에 비춰 사업능력의 격차가 크다"며 "LG전자가 요청하거나 제공한 조건에 따라 판매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LG전자는 판매대리점의 판매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의 연대보증 강요는 판매대리점에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즉 "2011년부터 계약서에 연대보증 의무를 명시하는 등 거래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데다 연대보증 강요는 LG전자 측이 부담해야 할 책임을 판매대리점에 부당하게 전가한 것"이라며 "건설사와 똑같은 책임을 1차적으로 부담하게 돼 판매대리점이 받는 불이익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또 "건설사의 신용상태가 불량하다면 LG전자 스스로 건설사에 담보를 제공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정상적인 거래 관행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에서 공정위를 대리한 법무법인 한별은 "빌트인 가전제품은 개인의 거래비중이 매우 낮고 대부분 건설사의 대단지 아파트 신축 현장에 납품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거래 시장의 특수성이 있다"며 "국내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기초한 올바른 기업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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