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에 제공 전자투표시스템… 알고보니 '속 빈 강정'

특허기술 적용 안된 K-Voting…회사지분 고가 매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 홈페이지 캡쳐 화면ⓒ News1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상용화되지 않은 온라인 전자투표 관련 특허기술을 이용해 회사 지분을 고가에 매도한 IT업체 관계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이정수)는 이맥소프트 부사장 박모(47)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박씨는 전자투표 특허기술이 적용되지 않은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온라인 전자투표 서비스(K-Voting)를 제공하고 이를 이용해 K사와 지분·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뒤 1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2010년 8월 이맥소프트를 설립한 뒤 온라인 전자투표 관련 키분할, 은닉서명, 비트위임 등 3가지 기술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박씨는 이후 KT와 선관위에 특허기술이 적용된 온라인 전자투표 서비스 제안서를 제출했다.

KT가 플랫폼을 제공하고 선관위가 운영하는 방식의 K-Voting 서비스는 2014년 1월 첫 선을 보였지만 이맥소프트의 특허기술은 적용되지 않았다.

키분할은 투표함 개표키를 관리자 여러 명이 보관하도록 해 전자투표함의 보안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기술이며 은닉서명은 투표용지의 내용을 암호화한 후 전자투표함에 저장해 투표자와 투표내용의 비밀성을 확보하는 기술이다. 또 비트위임은 투표정보를 코드화한 뒤 나눠 보관토록 해 사후 위변조여부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전자투표에 반드시 적용돼야 하지만 K-Voting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맥소프트는 특허기술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시스템에 기술을 적용하는 기술은 개발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씨는 K-Voting 서비스 개시 이후에도 회사가 경영난을 겪게 되자 이맥소프트를 K사에 매각하기 위한 방안을 세웠다.

박씨는 K사 대표 김모씨에게 K-Voting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며 시스템에 특허기술이 적용됐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어 박씨는 2014년 12월 K사와 13억원 규모의 이맥소프트 지분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를 체결하고 매매대금 10억원을 편취했다.

한편 선관위는 검찰 수사 후 관련 시스템 보안의 문제점을 뒤늦게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boaz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