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공영 사기 '핵심 3인방' 신병확보…비자금 수사로 확대

합수단, 불곰사업 자금세탁 창구였던 A 교회 압수수색…압수물 분석 중

서울 성북구 돈암동 일광공영 본사.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방위사업청에 대한 사기 혐의로 '거물 방산 로비스트'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과 SK C&C 권모(60) 전 상무가 구속된 데 이어 최측근인 계열사 임원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핵심가담인물 3인방에 대한 신변확보가 이뤄짐에 따라 합수단의 수사가 이제 이규태 회장의 비자금 사용처로 확대될 전망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4일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 비리와 관련해 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 회장과 공모해 사기를 벌인 혐의로 권모(60) 전 SK C&C 상무도 함께 구속했다.

또 이 회장의 측근이자 EWTS사업 수주에 관여한 일광그룹 계열사 ㈜솔브레인의 이사 조모(49)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오후 늦게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합수단에 따르면 조씨는 일광공영 계열사에 근무하면서 일광공영 측이 2009년 4월 터키 하벨산사로부터 EWTS 시스템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공모해 연구개발비 150여억원을 빼돌리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를 공모하고 가담한 핵심인물들의 신변이 확보함에 따라 합수단의 수사가 이제 일광 계열사로 흘러간 자금의 용처 등을 추적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합수단은 앞서 일광그룹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비자금 창구로 활용된 것으로 보이는 'A 교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A 교회는 이 회장의 측근인 조 이사의 형이 담임 목사로 있는 교회로, 과거 이 회장이 2차 불곰사업 수수료 세탁창구로 이용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조세포탈 및 업무상배임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이 회장은 2차 불곰사업에 대한 무기중개수수료 49여억원을 일광공영 계좌가 아닌 A 교회의 은행 계좌로 이체하도록 해 누락시켰다.

또 이 회장은 불곰사업에 대한 커미션 및 착수금 약 84억원도 A 교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받아 신고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직접 "러시아로부터 지금까지 받은 커미션 및 향후 들어오기로 예정돼 있는 커미션 중 일광공영 몫에 해당하는 전액을 A 교회로 기부해 달라"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A 교회가 이번 EWTS사업에도 비자금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합수단은 이 회장의 측근이자 조 목사의 동생인 조 이사가 사실상 자금관리책으로 활동했을 것으로 보고 조씨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일광 계열사로 흘러간 자금의 사용처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boaz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