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병헌 협박녀' 징역 3년씩 구형…모델 이씨·다희 "죄송"(종합)

검찰 "범행 계획적, 오히려 이병헌에게 책임 떠넘겨"
변호인 "연인관계 맞다…검찰, 지나치게 이병헌 보호"
선고기일, 2015년 1월 15일 오전 10시

음담패설 영상을 빌미로 배우 이병헌에게 50억원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을 협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걸그룹 글램의 다희(20, 본명 김다희)와 모델 출신 이 모씨. 2014.9.3 스타뉴스/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음담패설 동영상'을 빌미로 50억원을 요구하며 배우 이병헌(44)씨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걸그룹 멤버와 모델에 대해 검찰이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은영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모델 이모(24·여)씨와 걸그룹 멤머 다희(20·본명 김다희)에 대해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하고 협박 동영상 등을 몰수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검찰은 "비록 이들의 범행이 미수에 그치긴 했지만 갈취 금액이 50억원에 이르고 범행이 계획적이다"며 "이들은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피해자인 이병헌씨와의 연인관계를 주장하는 등 진심으로 사과하거나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모델 이씨와 이병헌씨가 '연인관계'였다는 변호인 측의 주장에 대해 "이병헌씨와 모델 이씨가 만난 횟수가 극히 적고, 심지어 단둘이 만난 적은 거의 없다"며 "모델 이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으나 이병헌씨는 이를 거절했다"고 말하며 이들이 연인관계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모델 이씨 측 변호인은 "동영상을 빌미로 50억원을 요구한 사실은 있지만 전혀 계획적이지 않았다"며 "이들의 범행은 20대 여성의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번 사건을 수사한 과정에 대해 "피고인들을 이른바 '꽃뱀'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사건 수사가 시작됐다"며 "수사기관은 이들에 대한 구속기간까지 연장하며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모델 이씨에게 '이병헌과 사귀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하다'고 이야기하는 등 피고인들을 회유하고 압박했다"며 "피해자인 이병헌씨에 대한 진술 조서에 이병헌씨가 가명으로 기재돼 있는 등 수사기관은 지나치게 이병헌씨를 보호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모델 이씨와 이병헌씨가 연인관계였다는 사실을 주장하며 "이병헌씨과 모델 이씨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있음에도 검찰은 모델 이씨가 이병헌씨에게 보낸 메시지만을 법정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인관계였다'는 주장에 이병헌씨가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음에도 수사기관은 오히려 이병헌씨를 보호했고, 이같은 과정에서 변호인과 피고인 측은 수사과정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또 이번 사건의 경위에 대해 "모델 이씨 측이 이병헌씨에게 먼저 접근한 것이 아니라 이병헌씨가 모델 이씨에게 접근했다"며 "이병헌씨는 지속적으로 모델 이씨에게 연락하며 만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병헌씨는 모델 이씨를 처음 만났을 때 '여자 가슴보다 힙(엉덩이)을 좋아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모델 이씨가 이병헌씨의 만남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이들은 3,4일에 한번씩 만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더불어 모델 이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병헌씨 측에 지원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모델 이씨는 목돈으로 수입이 들어오는 직업"이라며 "부모님에게 역시 한달에 200여 만원에 달하는 용돈을 보내줬기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이와 함께 모델 이씨가 이병헌씨에게 '집을 사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델 이씨가 계속해서 성관계를 거부하자 이병헌씨는 '계속 만남을 이어가봤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헤어지자고 먼저 이야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기일 비공개로 진행된 이병헌씨에 대한 증인 신문에서 이병헌씨가 "기억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이병헌씨는 많은 대사를 외우는 명연기자"라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은 대답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이들의 범행이 '계획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만약 피고인들이 동영상을 빌미로 진정으로 협박하려 했다면, 이병헌과 모델 이씨 측의 깊은 스킨십이 담긴 영상을 촬영해 이를 빌미로 협박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변호인 측은 "검찰은 누가 범행을 주도했는지를 수사하기 보다 이병헌씨와 모델 이씨가 사귀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려 했다"며 "모델 이씨와 다희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상당히 비현실적인 50억원을 요구하는 등 상당히 아마추어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통해 이병헌씨가 손해를 입었다고 하지만 결국 이 사건은 이병헌씨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발생했다"며 "이병헌씨는 이 사건으로 약간의 이미지 실추만을 입었을 뿐 여전히 '스타'이지만 피고인들은 직업은 물론 자존감 등 모든 것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모델 이씨에 대해서는 "이병헌씨로부터 성적 농락을 당했다는 충격을 입고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배우 이병헌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이병헌 협박 혐의로 구속 기소된 그룹 글램의 다희와 모델 이모씨 2차 공판에 앞서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 16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병헌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2014.11.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걸그룹 다희 측 변호인 역시 "다희는 경찰에 체포됐을 때부터 범행에 대해 자백하고 있다"며 역시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검찰의 진술 번복 강요로 피고인들이 범행을 공모한 시기가 지난 8월15일에서 같은 달 13일까지 앞당겨지기도 한다며 "검찰은 사전에 준비한 시나리오에 맞춰 사건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희는 모델 이씨와 친하게 지내는 과정에서 이씨가 이병헌으로부터 버림당하자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이라며 "21세의 어린 나이에 다희는 가수라는 직업은 물론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모두 다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자신들에 대한 결심 공판에 참석한 모델 이씨와 다희는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에 귀를 기울이다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모델 이씨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며 "철없이 행동한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이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이냐"는 정 판사의 질문에 오랜 시간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다 "본인은 거부를 했지만,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는데 이병헌씨 측에서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겠다고 하니 배신감이 생긴 것이냐"라는 정 판사의 말에 눈물을 쏟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배신감과 모멸감이 범행을 계획할 정도로 큰 것이냐"는 정 판사의 질문에도 이씨는 눈물로 답변했다.

이씨와 함께 법정에 나온 다희 역시 울먹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며 "저 하나 바라보고 있는 부모님과 이씨 측 부모님께도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한 석모씨는 '지방 사업'을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석씨는 모델 이씨와 이병헌씨를 소개시켜 준 인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스마트폰에 녹화된 영상을 공개하겠다며 이씨에게 50억원을 요구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로 모델 이씨와 걸그룹 멤버 다희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년 1월1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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