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제보' 국정원 前간부 "공무원, 조직보다 국민에 충성"

항소심 결심공판서 무죄 주장…"댓글사건은 확정만 남아"
檢 "정치적 야심 충족하려 한 일" 김씨에 징역 2년6월 구형
"퇴직후 안 사실 처벌 부적절" 불기소한 사실 밝혀지기도

지난 대선기간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댓글활동을 민주당에 제보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국가정보원 전직 간부 김상욱(51)씨.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활동을 민주당에 제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국정원 전직 간부 김상욱(51)씨와 전직 직원 정모(50)씨 측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충성이 조직에 대한 충성보다 우선"이라며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 심리로 26일 진행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길지 않은 인생의 대부분을 국정원에서 보냈기 때문에 조직, 직원에 대한 애정이 크다"면서도 "불법행위까지 눈감아야 하는 애정이라면 그만두겠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제가 법정에 선 것은) 국정원을 배신하면 끝까지 처벌하겠다는 조폭논리와 검찰의 형식적인 법 적용 논리가 결합한 결과"라고 항변했다.

정씨도 역시 "국정원의 조직적인 국기문란 범죄에 있어 (제가) 희생양이 된다면 억울하다"며 "현재 국정원 댓글 사건은 거의 사실화돼 확정만 남았고 그 때문에 제가 이 법정에 서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이 사건은 김씨와 정씨가 정치적 야심을 충족하기 위해 벌인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원심과 같이 김씨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6월, 현직 직원을 사칭하고 국정원 기밀을 언론사에 공표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국정원직원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1년 등 총 2년6월을 구형했다.

또 정씨에게도 원심과 같이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국정원직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등 총 2년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이 사건으로 18대 대통령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됐고 정보기관의 비밀성이 파괴돼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위해를 입혔다"며 "심리전 역량이 북에 노출돼 대대적인 후속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현재까지 계속되는 국론 분열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지난해 6월 김씨가 퇴직 후 민주당 활동을 하던 과정에서 알게 된 국정원 관련 일부 정보를 외부에 공포한 부분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내린 이유는 "국정원법을 해석해보면 국정원장 허가없이 직무 관련사항을 공포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조항은 재직 당시 알게 된 사항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므로 재판 내내 김씨 측이 '무죄'를 주장했던 이유와 그 내용이 같다.

재판부가 이런 점을 지적하자 검찰 측은 "재직 중 어렴풋이 알게 된 정보를 퇴직 후 알게 된 정보와 결합해 폭로하는 경우 등을 처벌할 수 없게 되므로 처벌대상을 그렇게 한정해서는 안 된다"며 당시 불기소처분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급작스레 입장을 변경하기도 했다.

김씨는 정씨와 함께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미행해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낙선을 위한 사이버 활동이 이루어졌다는 현장을 적발해 민주당과 언론기관에 제보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검찰은 지난 2012년 12월 한겨레와 인터뷰하면서 국정원 직무와 관련사항을 공표(국정원직원법 위반)하고 국정원 현직 직원인 것처럼 당직실에 전화를 걸어 심리전단 직원들의 주소를 알아낸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김씨를 추가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김씨와 정씨 모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면서 국정원 직원들의 개인정보 등을 누설한 혐의만 유죄로 보고 각각 벌금 200만원, 100만원 등을 선고했다.

김씨와 정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