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탈북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출처 확인중"

중국측 '조작' 회신…검찰 "국정원·외교부가 확보한 공문"
中정부도 위조사건 조사 뜻 밝혀…외교문제로 확대 조짐
"검찰 제출 출입경기록·확인서·답변서 등 3개 위조" 회신

'서울시 탈북 공무원 간첩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우성씨(가운데)와 변호인단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뉴스1) 진동영 오경묵 김수완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제출한 자료가 위조된 것이라는 주한 중국대사관 측의 회신이 법원에 제출된 데 대해 검찰은 "위조됐다고 하는 문서들의 출처 및 발행경위를 파악 중이며 진상을 확인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위조된 문서라는 중국대사관 측 답변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제출한 문서도 국정원과 외교부가 중국 화룡시 공안국으로부터 받은 공문이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정원과 외교부가 이 공문을 어떤 방식으로 취득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현철)는 14일 밤 10시10분께 긴급 브리핑을 통해 해당 문서를 입수한 경위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검찰 입장을 밝혔다.

검찰 측 발표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지난해 2월 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33)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유씨의 북한 입국을 입증할 자료로 유씨의 중국 출입경 기록을 법원에 제출했다.

검찰은 중국 심양 주재 한국영사관을 통해 유씨의 중국-북한 간 출입경 기록 입수를 국제수사 공조 방식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검찰과 함께 수사를 진행한 국정원은 중국 화룡시 공안국을 통해 출입경 기록을 확보했다며 자료를 검찰에 인계했다.

공판 과정에서 유씨 변호인 측은 이 출입경 기록이 위법수집 증거라고 주장하며 증거에 부동의했고, 재판부는 검찰에 기록을 입수한 경위를 소명하도록 요구했다.

검찰은 외교부와 심양 주재 한국 영사관을 통해 기록의 진위 여부 확인을 시도했다. 같은해 11월 심양 주재 한국 영사관은 외교부를 통해 이 출입경 기록을 발급해준 사실이 있다는 화룡시 공안국의 회신을 받아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이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씨 변호인 측은 거듭 출입경 기록의 진위를 문제삼았고, 우리나라의 출입국관리소에 해당하는 중국 삼합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 자료를 통해 '유씨가 3회 연속 입경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것은 전산프로그램 업데이트 과정의 오류'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같은 주장과 관련해 국정원에 해당 정황설명 자료의 진위 여부 확인을 요청했고 국정원은 심양 영사관을 통해 삼합변방검사참의 답변서를 받아 검찰에 넘겨줬다. 답변서에 따르면 삼합변방검사참은 "변호인의 정황 설명 자료는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중화인민공화국 주대한민국대사관 영사부는 검찰이 제출한 이같은 3개의 자료가 위조됐다는 내용의 문서를 13일 팩스로 법원에 회신했다. 국정원이 입수한 출입경 기록과 삼합변방검사참의 답변서, 외교부가 확보한 출입경 기록에 대한 화룡시 공안국의 회신 문서 등 3개 서류가 조작됐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대사관은 이같은 문서가 원본과 어떻게 다른지, 어떤 부분 때문에 위조라고 판단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중국대사관의 회신에는 중국의 문서발행 절차 및 본건 문서가 위조됐다고 판단한 근거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검찰이 제출한 문서에 대해 "정확하게 중국 기관명과 관인이 찍혀 있었다"며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서 역시 정확한 발급기관 명칭과 관인이 찍혀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외교부 라인을 통해 받은 자료이고, 위조됐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중국대사관 문건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어떤 것이 증거로 가치가 있는지는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불분명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씨 여동생의 진술이 충분했고, 다른 증거로 충분히 입증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공판 단계에서 추가로 증거를 보강하기 위해 이런 자료를 제출한 것인데 협조가 잘 안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중국대사관에서 이 문서들에 대해 위조라고 확인함에 따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 위조에 국정원 직원이나 중국 공안 관계자 등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도 이번 위조사건에 대해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 혐의를 받게 되며 이에 대해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외교적 문제로 확대될 조짐이다 .

중국 정부는 공문을 위조한 범죄 피의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규명하는 데 위조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중국 측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우성씨 변호인단은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3일 중국 정부가 검찰이 항소심에서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자료는 조작된 것이라는 공식답변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항소심 재판부가 사실조회를 신청한 결과 중국인민공화국 주대한민국 영사부가 13일자 회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식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씨는 지난 1월 자신을 수사·기소한 검찰과 국정원을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유씨는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1심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현행 국가보안법은 간첩 날조 혐의를 간첩죄와 같게 처벌하고 있다. 유씨는 현재 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있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