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서울시 공무원', "증거조작" 수사기관 고소

"무죄증거 숨기고 출입경기록 등 유죄증거 날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관련 '수사기관의 증거은닉·날조 혐의 고소·고발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1심에서 국가보안법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뒤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탈북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33)가 자신을 수사·기소한 수사기관을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 혐의로 고소했다.

현행 국가보안법은 간첩 날조 혐의를 간첩죄로 처벌하고 있어 이번 고소는 유씨를 수사·기소한 사람들을 간첩죄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인 셈이다.

유씨와 유씨 측 변호인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죄를 입증할 일부 증거는 재판부에 제출되지 않았고 일부 증거는 날조돼 제출됐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씨 측이 "날조·은닉됐다"고 주장한 증거는 유씨가 중국에서 촬영한 사진, 중국에서 통화기록 등으로 이 증거들은 1심 재판과정에서 재판부에 제출된 바 있다.

유씨 측은 "수사기관이 '북한에서 찍었다는 사진'이라며 1심에서 증거로 제출한 사진은 모두 중국에서 찍은 사진들로 밝혀졌다"며 "수사기관이 '유씨가 입북한 기간'이라고 주장하는 2012년 12월쯤 중국 연길에서 찍은 사진, 통화기록 등은 알면서도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고 은닉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최근 항소심 재판에서 새롭게 제출한 출입경기록도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이 출입경기록에 대해 중국 화룡시 공안국에서 발급받은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씨 측은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 공안국에서 공식적으로 발급받은 출입경기록과 상당부분 다르다"며 날조 의혹을 제기했다.

또 "확인해 본 결과 화룡시 공안국은 출입경기록을 발급할 권한이 없는 기관으로 상급기관인 길림성 공안청만이 이를 발급할 수 있다"며 "또 화룡시 공안국도 이를 발급해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변호를 맡은 민변 통일위원장 천낙붕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발급주체를 확인해달라고 검찰에 계속 요구했고 재판부에도 확인해 달라고 했다"며 "이를 밝히기 위해 고소라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재판부에 제출된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싶은 마음에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거치며 한국으로 왔다"며 "동생과 함께 한국에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 소원"이라고 호소했다.

또 "영화 변호인을 보며 30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과 비슷한 사건을 제가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번 사건을 끝으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억울한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씨 사건은 1심 재판에서부터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은닉, 강압수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유씨의 여동생인 유가려씨는 1심 재판 도중이던 지난해 4월 "국가정보원 직원이 '오빠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 오빠의 형량을 낮춰주고 오빠와 한국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회유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국정원은 이에 크게 반발해 유씨 측 변호인 3명에 대해 1억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