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사건' 핵심증인 김원홍, 인천공항 통해 입국

입국 즉시 검찰에 인계…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예정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SK 비자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둔 26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2013.9.26/뉴스1

'SK 비자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52)이 최태원 SK그룹 회장(53) 형제의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둔 26일 국내로 전격 송환됐다.

27일 오후로 예정된 SK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김 전 고문이 귀국함에 따라 선고 연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무부는 26일 오후 대만 당국이 김 전 고문을 강제추방함에 따라 대만 현지에서 체포해 국내로 송환했다.

김 전 고문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대만 타오위엔 공항에서 한국 수사관에게 체포됐으며 오후 8시20분께 아시아나항공 714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전 고문은 도착 즉시 검찰에 신병이 인계됐으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해 횡령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고문이 도착하는 시간 등을 오려해 곧바로 조사를 벌일지 구치소에 수감한 뒤 27일부터 조사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가 담당한다.

검찰은 최 회장이 선물투자에서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전 고문을 고소한 사건을 특수1부에 배당해 함께 수사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2005년부터 김 전 고문에게 맡긴 6000억원대 투자금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이르면 오는 28일께 김 전 고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 전 고문은 최 회장의 2000억원대 횡령·배임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됐지만 SK수사가 진행될 무렵인 2011년 해외로 출국해 기소중지된 상태였다.

김 전 고문은 중국 등을 거쳐 같은해 12월부터 대만에 수개월째 숨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김 전 고문은 지난 7월 31일 대만 북부 지룽(基隆)시에서 최재원 SK 부회장(50)과 함께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최 부회장은 증인출석을 부탁하기 위해 김 전 고문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경찰은 여권 등을 확인한 뒤 최 부회장을 풀어줬지만 김씨는 이민법 위반 혐의로 그 자리에서 체포돼 현지 이민서 보호소에 수용돼 조사를 받았다.

한편 최 회장 형제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27일로 예정된 상황에서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이 송환됨에 따라 실제 선고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선고 연기 가능성'에 대해 서울고법 관계자는 "재판 진행과 관련해 재판부에 입장을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재판부는 지난달 7일 김 전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되자 공소장 변경을 이유로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선고를 한달 연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같은달 27일 "당장 내일 (김 전 고문이) 한국에 온다고 해도 증인으로 채택할 의사가 없다"며 "충분히 심리가 이뤄졌고 녹취록만으로 판단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김 전 고문에 대한 증인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최 회장은 선물투자를 위해 SK계열사 자금을 빼돌리는 등 63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