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사퇴, 박근혜 대통령 의중 반영된 듯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때부터 청와대와 갈등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공직선거법 적용도 "이견"
- 이윤상 기자
(서울=뉴스1) 이윤상 기자 = 채동욱 검찰총장(54)이 '혼외 아들' 논란으로 취임 5개월여만에 사퇴했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 이후 '구원 등판' 했지만 정치권과의 갈등 끝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13일 오후 1시 20분께 출입기자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채 총장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2시께 법무부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법무부는 '법무부 감찰규정'에 근거해 채 총장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감찰관련 행정규칙을 적용하는 조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감찰이지만 법무부 측은 수차례 '진상조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감찰조사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진상조사라고 표현한 것이 채 총장에게 사퇴하라는 신호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감찰에 공식 착수할 경우 직무가 정지되고 감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퇴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한 계산된 발표"라고 지적했다.
검찰총장 사퇴 압박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56)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채 총장이 '혼외 아들'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과 유전자 감식 '카드'를 꺼내든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지 이틀만에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한 것 역시 사퇴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지시를 받거나 보고한 뒤 감찰에 나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채 총장은 후보자 지명 당시부터 청와대는 채 총장을 적임자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퇴임 직전에 헌정 사상 최초로 꾸려진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천거를 받아 최종 후보자로 지명됐다.
당시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안창호 헌법재판관과 김학의 전 대전고검장이 추천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탈락하는 이변 끝에 나온 결과였다.
검찰총장 취임 이후에는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62)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놓고 청와대·법무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채 총장의 이날 사퇴는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이라는 선례를 남길 수는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검찰총장을 감찰하는 것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ys2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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