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영장 여부 오늘 결정날 듯 "확률 반반"

법무부, 정권 부담 고려해 선거법 적용 반대
오늘 중 영장처리 안하면 민주당 재정신청할 듯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 News1 한재호 기자

대선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2)에 대한 공직선거법 적용 여부를 두고 검찰의 장고가 주말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결정도 함께 늦춰지면서 불구속기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원 전 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적용 및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해놓은 상태다. 국정원 직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게시글의 수위와 국정원 내부 문건, 전현직 직원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적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공무원은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85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당초 이같은 결론을 재정신청 가능 시한 전이자 공소시효 10일 전인 9일까지 최종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법무부에서 공직선거법을 적용하지 않고 불구속기소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최종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여전히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구속영장 청구 문제에 앞서 공직선거법 의율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중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구속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10일 이후에도 영장 청구는 가능하지만 선거법 공소시효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구속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법원에서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 관계자 역시 "오늘 중 처리하지 않으면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영장을 청구하게 되면 이런 점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선거법 적용 여부를 두고 법무부·검찰 상층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이에 따른 정치적 파급효과가 너무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정부기관인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해 특정 후보에 유리한 상황으로 끌어가려고 했다는 점이 검찰을 통해 확인될 경우 야권 등으로부터 현 정권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범 초기 잇단 인사논란과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논란 등으로 곤경에 처했다가 막 정치력을 회복하고 있는 현 정권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최근 북한과의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려는 시점에 여론이 원 전 원장 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점도 불편한 대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을 적용하지 않고 불구속기소해 사실상 '면죄부'를 씌워줄 경우 또 다시 정치검찰 논란 등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선거법 적용을 반대하고 있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대한 공세에 나서는 등 정치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감독권을 제한하도록 법 개정 추진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공소시효 10일 전인 9일까지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공은 고소·고발인으로서 법원에 재정신청을 낼 수 있는 민주당과 시민단체에게 넘어간다.

재정신청은 검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불기소 하는 경우 법원에 그 결정이 타당한지 다시 물을 수 있는 제도다.

검찰의 무혐의 결론으로 고소·고발인이 항고를 한다고 해도 공소시효가 지나기 때문에 재정신청이 수사를 이어가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 된다. 민주당 등이 재정신청을 해 법원으로 판단이 넘어갈 경우 공소시효는 중단되고 검찰은 추가로 30일 더 수사할 시간을 얻게 된다.

다만 고소·고발인 측에서 재정신청을 하더라도 검찰이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게 되면 재정신청은 각하된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