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정원 수사외압' 숨기려 증거인멸 시도

컴퓨터 데이터, 복구 불능 '디가우징' 방식으로 삭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22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며 서초경찰서 사복경찰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에게 경호를 받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경찰 지휘라인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 서울지방경찰청이 컴퓨터 데이터를 삭제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최근 이같은 혐의로 서울경찰청 중간 간부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던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A씨는 검찰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내부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관련 보고 문건 등을 삭제해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다.

A씨는 단순히 삭제만 할 경우 파일이 복구될 가능성까지 고려해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인 '디가우징' 방식으로 파일을 삭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디가우징' 방식은 강력한 자력을 이용해 하드디스크를 완전히 폐기시켜 파일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삭제 기술이다. 2010년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 방식으로 파일을 삭제했었다.

검찰 조사에서 A씨는 수사 방해 의도가 없었다며 "실수로 지운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20일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하고, 21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소환해 19시간 동안 조사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검찰 소환 조사에서 수사 외압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