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소유자 허락없이 근저당권 "횡령액은 채권최고액"
대법 "횡령이득액, 피담보채무액·채권최고액으로 봐야"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자신의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한 부동산에 실소유자 동의없이 근저당권을 설정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로 기소된 목사 정모씨(55)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는 방법으로 부동산을 횡령해 취한 구체적인 이득액은 각 부동산의 시가에서 범행 전에 설정된 피담보채무액을 뺀 나머지가 아니라 각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피담보채무액이나 채권최고액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이득액은 5억원 미만이므로 특경가법상 횡령죄를 적용할 수 없는데도 이를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또 다른 부동산에 박씨의 허락없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횡령하고(형법상 횡령) 무허가 건물의 허가비용이 필요하다며 박씨에게서 79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사기)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정 목사와 박씨는 2002년 2월 박씨의 땅과 주택을 2002년 7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조건없이 사용하되 이후에는 모든 권한을 포기하고 박씨에게 이양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같은해 11월 정 목사는 박씨와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박씨가 매수한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토지 9필지와 건물 한 채를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했다.
해당 토지와 주택에서 양로원을 운영해온 정 목사는 2005년 박씨의 허락없이 법원에 채권최고액 2억6600만원의 근저당설정등기를 했다. 2008년 또 다른 토지에 대해서도 채권최고액 8450만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또 박씨가 지어준 무허가 건물의 허가를 받아줄 수 있다며 담당공무원에게 줄 돈, 벌금 등 총 7900만원이 필요하다고 속여 이를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정 목사는 "해당 부동산은 박씨로부터 명의신탁 받은 게 아니라 증여 받은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없이 함부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공시지가 합계 7억1000만원이 넘는 부동산을 횡령하고 같은 방법으로 공시지가 2억3000만원이 넘는 부동산을 횡령한데다 피해자를 속여 무허가 건물 허가비용 조로 7900만원을 가로챈 점이 인정된다"며 정 목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검찰은 공소장을 변경해 '채권최고액 2억6600만원'을 '채권최고액 4340만원과 박씨의 피담보채무 2억2000만원'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부동산의 시가에서 피해자 박씨의 피담보채무 2억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횡령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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