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서 사상 최초 실제 재판 열려(종합)

변론부터 선고까지…열띤 질의응답도 이어져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광복관 모의법정에서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이태종) 심리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국내 사법사상 처음으로 대학 캠퍼스에서 실제 재판이 열렸다.

서울고등법원(법원장 조병현)은 28일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광복관 별관 모의법정에서 학생과 일반시민 1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30분에 걸쳐 '캠퍼스 열린 법정'을 열었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이태종)는 한국전자금융(주)이 "부가가치세 본세와 가산세 부분이 위법하다"며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자금융에 부과된 2009년 2기분과 2010년 1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총 3억여원이 취소됐다.

재판부는 "제휴 은행과 전산망이 연결된 자동화기기(ATM, CD)를 공공장소에 설치해 예금인출, 계좌이체, 잔액조회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전자금융 용역은 부가가치세법에서 말하는 은행업이나 수납지급 대행용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면세대상 금융·보험용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과세 관청에서 한국전자금융 용역이 부가세 면세 대상이라는 공적 견해를 표명했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보면 해당 업체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없어 가산세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법원 측은 공개 법정임을 감안해 방청객들의 이해를 도우려 재판부와 재판 관계자, 재판시 주의사항 등에 대해 미리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재판에는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는 사건에서 관련사안을 설명하는 전문심리위원 제도가 활용됐다. 실제제도가 재판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여주려는 목적이었다.

원고·피고 측 변호인은 이날 행사 취지에 맞춰 꼼꼼하게 준비한 파워포인트 자료를 활용해 사건의 쟁점부터 반박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방청객들은 양측 변론을 들은 뒤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재판부의 선고도 들을 수 있었다.

이태종 판사는 첫 변론기일이었는데도 선고한 배경에 대해 "'캠퍼스 열린 법정'에 참석하는 일반국민들이나 로스쿨 학생, 예비법조인 등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재판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재판 계획을 세울 때 가능하다면 선고까지 하는 것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선고 뒤에는 30분여 동안 방청객과 재판부 사이에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로스쿨생, 예비법조인을 꿈꾸는 학생 등 7명이 질문을 통해 공개 법정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질문 내용은 기초적 법 지식에서부터 사건에서 다뤄진 법리 적용 등 전문적인 부분까지 다양했다.

이 판사는 예비법조인들에게 "법조인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며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고 이웃을 돌보는 법조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민사소송 수업을 듣고 있는 연세대 로스쿨 2학년생 박모씨(24·여)는 "실제 재판을 보면서 변호사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게 돼 유익한 것 같다"며 "평소 시간도 없고 법원이 멀어서 재판을 보지 못했는데 좋았다"고 방청 소감을 밝혔다.

gir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