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꺾여도 강북은 왜 오르나…생애최초 매수 45% 급증
강동 123%·은평 137% 증가…2030 생애최초 매수도 61% 늘어
대출 규제에 중저가 지역으로 실수요 이동…21개 자치구 상승세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결혼 2년 차를 맞아 내 집 마련을 꿈꾸는 30대 직장인 A씨는 강북권 중저가 단지 임장에 한창이다. 그러다 올해 1월 5억 원대 초반이었던 노원구 '중계 무지개' 전용 49㎡가 지난달 12일 7억 1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한 사실을 확인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오른 시세에 당황스러웠지만, 여전히 강북권 일대에서 매물을 찾고 있다.
강남·용산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강북권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서울 생애 최초 매수자가 1년 전보다 45% 급증한 가운데 은평·강서·노원 등 비강남권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젊은 실수요층의 유입이 강북권 상승세의 한 배경으로 꼽힌다.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에서 생애 처음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을 매수한 사람은 총 5만 7426명으로, 전년 동기(3만 9728명) 대비 44.5% 증가했다.
눈여겨볼 점은 생애 최초 매수세가 서울 전역에서 고르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에서 생애 최초 매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강동구(5114명)였다. 전년 동기(2306명) 대비 123.1% 급증했다.
다음은 △노원구(4098명) △강서구(4033명) △은평구(3782명) 순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1%, 69.8%, 137% 확대됐다.
중저가 구축 단지가 많은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일대에서도 생애 최초 매수가 크게 늘었다.
이들 지역의 생애 최초 매수자는 △구로구 2964명 △관악구 2234명 △금천구 1166명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8%, 81.9%, 54.2% 증가한 규모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생애 최초 매수자도 6354명으로 전년 동기(5595명)보다 13.6% 늘었다. 다만 비강남권 주요 지역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연령대로 보면 올해 20·30대 생애 최초 매수자는 60% 넘게 급증했다. 총 3만 7593명으로 1년 새 60.9% 증가했다.
20·30대 생애 최초 매수자들은 중저가 단지가 많은 노원구(3051명)에서 집을 가장 많이 샀다. 이어 강서구(2764명), 강동구(2764명), 성북구(2266명) 순으로 나타났다.
무주택자들은 높은 집값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한 대출 규제로 강남권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가격 부담이 덜한 비강남권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실수요 유입 속에 비강남권은 강남권과 달리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에서는 8·3 세제 개편 이후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6% 떨어졌다. 같은 기간 송파구는 0.19%, 서초구는 0.33% 하락했다. 용산구도 0.01% 내렸다.
반면 이들 4개 구를 제외한 나머지 자치구 21곳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대문구(0.41%) △동대문구(0.36%) △성북구(0.36%) △노원구(0.34%) △강북구(0.31%) 등이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에 한계를 느낀 젊은층이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 대신 상대적으로 매수 가능한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강북권은 생애 최초 매수자와 젊은 실수요자가 몰리면서 집값이 계단식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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