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주담대 옥죄는데…외국인 '해외자금' 주택매입 규제 한계
본국 대출·해외예금 활용 땐 국내 규제 한계
국토부, 위법의심거래 840건 조사…해외자금은 사후 검증 중심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내국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됐지만 외국인이 본국 금융기관 대출이나 해외예금 등으로 국내 주택을 매입할 경우 국내 대출 규제를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외자금을 활용한 외국인 주택 거래의 자금조달 경로와 관리 실효성을 두고 내국인과의 형평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실에 따르면 내국인은 국내 금융회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주택 가격별 대출한도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를 적용받는다. 반면 외국인이 본국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나 해외 보유자금으로 국내 주택을 매입하면 국내 금융 규제만으로 해당 자금 규모를 직접 제한하기 어렵다.
올해 2~4월 서울 주택 자금조달계획서에서 금융기관 대출액을 기재하지 않은 비율은 외국인 52.2%, 내국인 38.4%로 집계됐다. 다만 금융기관 대출 미기재 거래에는 현금 매입과 해외 금융기관 차입 등이 함께 포함될 수 있어, 이 수치를 해외차입 비중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김 의원은 "정부가 내국인만 대출과 세금으로 옥죄는 사이 외국인 고가 매입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금융기관 대출과 관련해 내외국인에게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외국인이 본국에서 조달한 자금을 국내 부동산 매입에 쓰는 경우에는 국내 규제만으로 자금 조달 규모를 제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기관 대출은 내외국인 차별 없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국인이 본국에서 조달한 자금을 국내 부동산 매입에 쓰는 것 자체를 제한하기는 어렵지만, 거래 신고에서 환치기나 불법적인 요소가 의심되면 해당 기관에 통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외국인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실거주 의무를 시행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취득한 외국인은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입주하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실거주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군·구청장이 이행명령을 내리고, 명령 위반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불이행이 반복되면 허가 취소도 가능하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거래 시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서류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이는 자금 출처를 확인하는 장치다. 외국인이 해외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 자체를 사전에 제한하는 제도는 아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신고된 전국 주택·비주택·토지 거래 가운데 외국인 부동산 위법의심거래 840건을 선별해 지난 8월부터 기획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올해 말 발표한다.
국토부는 올해 2월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에 따라 주식·채권·가상화폐 매각대금, 해외 금융기관 대출액, 체류자격 등 추가 자료를 활용해 조사 대상을 추렸다. 새 선별기준을 적용하면서 조사 대상은 지난해 605건보다 235건 늘었다.
국토부는 해외자금 조달을 포함한 실제 자금 출처, 해외자금 불법반입, 무비자 체류자의 임대업 등을 집중 조사한다. 다만 위법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선별해 사후 적법성을 검증하는 방식이어서 해외자금 차입 규모를 사전에 제한하는 규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해외 금융기관 대출이나 해외예금 등 본국에서 조달한 자금 내역을 국내에서 어느 수준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 거래신고에 기재된 내용을 실질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지가 향후 제도 운용의 쟁점으로 남는다.
신윤근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외국인의 주택 투기가 우리나라의 투명한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위법한 거래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해 엄중 대응·처리하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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