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막자는 것 아냐"…은마상가 세입자, 1억 안팎 이주비 요구
조합 "27년 상반기까지 이주"…현행법상 이사비 등 보상 규정 無
10년 전 권리금 수준 요구…이주 지연 비용 커지면 지급 가능성도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내년 상반기 이주를 목표로 속도를 내는 가운데 상가 임차인들의 보상 요구가 변수로 떠올랐다.
상가 임차인들은 길게는 30년간 영업한 터전을 떠나야 하는 만큼 생계대책이 필요하다며 이주비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은 상가 임차인에 대한 영업보상비나 이사비 지급 의무가 없지만, 이주가 지연될 경우 조합의 금융비용이 커질 수 있어 양측이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초 은마상가 세입자에게 '은마상가 이주계획 관련 안내의 건'이라는 문서를 발송했다.
해당 문건에는 조합이 내년 상반기 이주 개시를 목표로 하는 만큼 상가도 같은 기간 이주를 완료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합은 현행법상 임차인이 상가에서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나 비용을 보상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사업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재건축 사업"이라며 "현행 법령에는 재건축 사업의 이주와 관련하여 영업보상비, 이사비 등 금전적 보상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7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며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세입자들은 길게는 30년간 장사해 온 터전에서 나가야 하는 만큼 최소한의 이주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세입자들은 은마종합상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고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상가 내 점포 450여 곳 중 약 60%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비대위는 10년 전 상가 권리금 수준을 이주비 산정 기준으로 고려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2016년 일대 상가 권리금은 1억~1억 5000만 원 수준이다.
비대위는 일각에서 제기된 폭발물 설치 등 극단적 투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비대위 관계자는 "누가 그런 말을 퍼뜨렸는지 모르지만 사실무근"이라며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기 위해 나섰을 뿐 사업을 막으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일부 세입자가 상가 옥상에 철탑을 세우고 폭발물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현재 상가 임차인들의 이주 관련 비용 지급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주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이 보상 비용보다 커질 경우 조합이 일정 수준의 이주비 지급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상가 이주가 늦어져 전체 이주와 착공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경우 조합원 이주비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재건축에는 기본적으로 세입자 보장이 없는 탓에 지급하는 비용은 조합원 비용"이라면서도 "이주가 지연되면 한 달에 이주비 대출 비용만 10억 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 부담이 커지면 차라리 조금이라도 보상해 주고 이주를 촉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조합에서 총회 등 절차를 밟아 최종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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