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울시 '서울 주택공급'…홍지선 체제 앞두고 쟁점 다시보니
용산 1만가구·공원·그린벨트·재건축까지 곳곳 입장차
서울시 협조 필요한 국토부…홍지선 "취임하면 적극 협의"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주택 공급을 놓고 8개월 넘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물량부터 용산공원 활용, 그린벨트 해제, 재건축 규제 완화까지 양측이 풀어야 할 현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의 주택 공급 논쟁은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본격화됐다. 국토부는 지난 1월 29일 도심 주택공급 방안을 내놓으면서 당초 약 6000가구로 계획됐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을 1만 가구까지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공급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대규모 주거 인구가 추가될 경우 교통과 학교 등 기반시설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8000가구 수준을 절충안으로 제안했지만 협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대책 발표 이후 8개월여가 지났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에서 새 택지를 찾기 어려운 만큼 이미 개발이 예정된 용산에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반면 서울시는 업무·상업 중심의 개발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기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산공원 활용을 놓고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린다. 정부는 용산공원 일부를 청년주택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교숙소와 군인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 이미 건물이 들어서 녹지 기능을 잃은 일부 부지를 제한적으로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정부가 제시한 '훼손지'라는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국가공원으로 조성 중인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을 공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신 탄천물재생센터를 대체 부지로 제시하고 최대 1만 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다하고 있다.
홍 후보자도 용산공원 활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서울의 심각한 주거난을 고려할 때, 탄천 부지와 별개로 용산공원 부지가 청년 등 미래 세대의 주거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공원의 핵심 공간은 보전하되 부수적 공간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가능성을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공급 대상과 면적, 물량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서울시 등 지자체와 소통하고 공론화 과정도 거치겠다고 했다.
홍 후보자가 기존 국토부의 용산공원 활용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서울시와의 협의를 강조한 만큼 양측이 기존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지가 관건이다.
그린벨트 활용도 풀어야 할 현안이다. 서울 내 공급 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토부는 이미 훼손이 상당 부분 진행된 그린벨트 3·4급지 등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추가적인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이다. 2024년 서리풀지구를 위해 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한 이후 추가 해제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에서도 서울 내 그린벨트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반대한 지역을 일단 후보지에서 제외하면서 국토부가 한발 물러선 셈이다.
다만 홍 후보자는 보전가치가 낮거나 이미 훼손된 그린벨트의 선별적 해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서울시와의 협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서울의 심각한 주거난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제안하는 부지에 대해서도 주택 공급을 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공급 부지뿐 아니라 기존 도심에서 주택을 늘리는 방법을 두고도 양측의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다.
서울시는 신규 택지를 추가로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둔다. 용적률을 높이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임대주택 비율 등의 규제를 손질해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후보자도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물론 규제 완화가 투기 수요를 자극하거나 주택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서울시가 민간 정비사업을 주요 공급 수단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의 속도와 범위를 놓고 국토부와의 조율이 필요한 대목이다.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국토부와 서울시의 입장차는 특정 사업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는 공급 물량을, 용산공원에서는 공급 부지를, 그린벨트에서는 신규 택지 확보 방식을, 재건축에서는 규제 완화 수준을 놓고 풀어야 할 현안이 쌓여 있다.
홍 후보자는 주요 현안에서 기존 국토부의 공급 확대 기조를 대체로 이어가면서도 서울시와의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서울시가 제안하는 공급 부지도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장관 교체를 계기로 양측이 접점을 넓힐지가 주목된다.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양측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도시계획·인허가 협조가 필요하고, 서울시도 정비사업 활성화 등을 위해 중앙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홍 후보자는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서울시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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