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말 안 하면 신축인 줄"…리모델링 확 바뀐 느티마을4단지
필로티·별동증축으로 외관부터 주거공간까지 바꿔
규제 완화로 사업 탄력…높은 공사비는 여전히 변수
- 황보준엽 기자
(성남=뉴스1) 황보준엽 기자
말하지 않으면 리모델링 아파트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외관은 새 아파트 같고, 내부도 훨씬 넓어졌습니다."
지난 9일 찾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느티마을4단지. 단지 곳곳에 공사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었고 작업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공사장 곳곳에는 '작업중지권을 사용하세요'라는 안전 푯말도 붙어 있었다.
외벽에는 아직 공사 그물망이 둘러쳐져 있었지만 기존 아파트와 달라진 모습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1층을 필로티 구조로 바꾸면서 건물 높이가 높아졌고, 주차장은 기존 지상·지하 1층 수준에서 지하 4층까지 깊어졌다. 주차공간을 늘려 가구당 1.6대 이상의 주차가 가능하도록 했고, 지하주차장과 각 동의 엘리베이터도 직접 연결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또 다른 변화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 마감공사가 끝나지 않아 자재와 공사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기존보다 넓어진 공간은 한눈에 체감할 수 있었다. 이날 둘러본 주택은 기존 29평형에서 33평형으로 확장된 세대였다.
기존 골조를 살린 채 수평으로 공간을 확장했다. 벽면에는 과거 아파트의 흔적도 남아 있었다. 기존 외벽의 울퉁불퉁한 형태가 그대로 드러난 부분도 있었다.
느티마을4단지는 수평증축과 별동증축 방식으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공사가 끝나면 지하 4층~지상 최고 26층, 16개 동, 1149가구 규모의 '더샵 분당하이스트'로 탈바꿈한다. 기존보다 143가구 늘어난 물량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전용면적별로는 66㎡ 52가구, 74㎡ 19가구, 84㎡ 72가구다.
리모델링의 단점으로 흔히 꼽히는 낮은 층고도 현장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천장 일부를 움푹 파낸 우물천장을 적용해 실내가 답답해 보이는 것을 줄였다. 체감상 신축 아파트와 비교해도 층고 차이가 크지 않았다.
김미림 더샵 분당하이스트 공무팀장은 "우물천장을 적용해 층고가 낮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더샵둔촌포레'에서는 리모델링 전후의 변화를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1984년 준공된 둔촌현대1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단지로, 기존 아파트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만큼 외관이 달라졌다.
국내 리모델링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3개 동을 별동 증축하면서 전체 가구 수는 572가구로 늘었다. 조합원 세대는 기존 전용 84㎡에서 93㎡와 95㎡로 면적이 넓어졌고 팬트리와 드레스룸, 알파룸 등이 추가됐다. 일반분양 74가구에는 전용 84㎡와 112㎡의 4베이·양면 개방형 설계를 적용했다.
노후 아파트의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 면적과 주차공간을 넓히고 상품성을 높이는 리모델링의 특징이 두 현장에서 드러났다.
최근에는 제도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서 리모델링을 공급 수단 가운데 하나로 보고 관련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다.
국회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뒷받침하는 주택 관련 법안 6건을 포함해 총 73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에는 리모델링 사업의 제약으로 지적돼 온 복리시설 증축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입주자 공유가 아닌 복리시설인 상가의 증축 범위를 넓히고 위치도 재배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리모델링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온 포스코이앤씨도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리모델링 누적 수주 실적은 46개 단지, 약 14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이원현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사업단장은 "수주 단계부터 사업관리, 공사 수행에 이르는 리모델링 전 과정에서 축적된 차별화된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일반분양을 통한 주택공급 기여와 노후 공동주택의 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설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모델링 시장이 마냥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리모델링은 기존 가구 수의 15% 이내에서만 세대수를 늘릴 수 있어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사비가 오를수록 사업비 부담은 커지는 반면 이를 상쇄할 만큼 분양 물량을 늘리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재건축은 안전진단을 비롯한 각종 절차로 사업 기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리모델링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모두가 재건축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건축과 비교해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이고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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