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무게중심 '비강남권'…매매 10건 중 9건 강남3구 밖에서

8월 강남3구 제외 거래 비중 90.9%…5월 대비 7%p 높아
9억 이하 거래 비중 54.3%…대출 규제에 중저가 비중 확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6.9.1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9건이 강남 3구 밖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시장을 이끌던 고가주택 '상급지 쏠림'이 대출 규제와 세제 불확실성에 꺾이면서 거래의 무게중심이 비(非)강남권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4일 계약일 집계 기준)을 분석한 결과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지역의 비중은 90.9%로 집계됐다. 5월 83.9%에서 석 달 만에 7%포인트(p)가량 높아진 수치다.

뒤집어 보면 강남 3구의 거래 비중은 8월 9.1%로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강남 3구 비중은 1월 12.9%에서 4월 15.2%, 5월 16.1%까지 올랐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고가주택 '막판 매도'가 몰린 영향이다. 그러나 유예가 끝나고 8·3 세제 개편안이 나오면서 흐름이 급반전했다.

함영진 랩장은 "대출 의존도가 낮은 강남권조차 세제 개편안 최종안이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성 속에 자산가들마저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과세 강화와 대출 규제로 상급지 쏠림 현상이 숨을 골랐다"고 말했다.

반면 성북·중랑 등 중저가 지역은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그는 "전월세 가격 불안과 매물 부족 강도가 크고 대출이 좀 더 나오는 비강남권은 수요 감소가 덜했다"고 설명했다.

가격대별 거래 비중도 비슷한 모양새다. 9억~15억 원 구간 비중은 1월 31.8%에서 8월 26.6%로, 15억 원 초과 구간은 같은 기간 21.07%에서 19.08%로 각각 낮아졌다. 반면 3억~6억 원 구간은 16.97%에서 21.32%로, 3억 원 이하 구간은 3.39%에서 5.12%로 늘었다.

8월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54.3%로 1월(47.1%)보다 7.2%포인트 높아졌다. 늘어난 이자 부담과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자금조달 여력이 줄어든 수요자들이 중저가 구간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거래 자체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322건으로 7월(5800건)보다 60%가량 줄었다. 1월 5373건에서 4월 8659건, 5월 8962건까지 치솟았던 거래량은 6월 5289건으로 주저앉은 뒤 8월 2000건대까지 밀렸다. 8월 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아 있지만 회복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정부는 최근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내놨지만,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최종 형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함 랩장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어 매수·매도자 간 희망가격 격차가 쉽게 좁혀지기 어렵다"며 "가을·겨울 서울 아파트 시장의 향방은 세제 개편안 확정 시점과 통화 당국의 추가 금리 결정, 가을 주택임대차 시장의 불안 강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