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잔류 최소화"…금융 공공기관 이전 여부 '시험대'
국토부, 잔류 기준 원점 재검토…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지자체 유치전 가열…연내 대상기관·지역별 입지 확정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국토교통부가 수도권에 남을 필요가 없는 공공기관은 과감히 지방으로 옮기겠다는 2차 이전 원칙을 내놨다.
1차 이전의 분산 배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구상으로, 금융 공공기관의 이전 여부와 기존 혁신도시 중심의 집적 배치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 노동계 의견을 수렴한 뒤 4분기 중 대상기관과 지역별 배치 등을 담은 이전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4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당시 적용한 수도권 잔류 기준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한다. 수도권에 반드시 있어야 할 사유가 없는 기관은 이전 대상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1차 이전을 통해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50개 기관, 약 5만 명의 종사자가 지방으로 이전했다. 이전기관 종사자 약 70%가 가족과 함께 정착했고, 지역 핵심산업 성장과 기업·고용 증가 등의 성과도 있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4월 보고서에서 2025년 말 기준 혁신도시 전입 인구가 23만 4684명 늘고, 이전공공기관 이주 인원이 약 4만 8000명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도권 집중 흐름을 근본적으로 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국토연구원은 이전기관의 지역별 배치에서 형평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규모경제와 지역 산업 연계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일부 혁신도시의 인구 증가가 기대에 못 미쳤고, 가족동반 이주율과 산학연 클러스터 입주율 등 정주·혁신 지표가 목표에 미달했다고 짚었다.
특히 금융 공공기관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이들 기관이 실제 이전 대상에 포함될지가 정부가 내건 수도권 잔류 최소화 원칙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 관련 공공기관은 이전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금융감독원 역시 지방 이전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위기 대응, 서울 금융중심지 기능 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조는 금융시스템 수호와 위기 대응의 실효성을 들어 이전 대상 제외를 요구한 바 있다.
금융노조는 금융 공공기관 지방이전 중단과 본사 이전 시 노조와의 사전 합의 등을 요구하며 이날 총파업에 나선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도 참여해 지방이전 반대 목소리를 낼 예정이어서, 대상기관 선정 과정의 노정 협의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전 대상기관을 소관 부처 검토와 지방시대위원회 이전특위 논의 등을 거쳐 확정하고, 기관 배치는 5극 3특 성장엔진, 기존 혁신도시 기능군, 지역 인프라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차 이전에서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능적으로 연관된 기관을 한데 모으고, 지역 대학·산업과의 연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상 기관 수와 명단, 지역별 배치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들은 전략산업과의 연계, 임시청사 제공, 주거·교육 지원 등을 앞세워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지역별 균등 배치보다 기능 연계와 집적에 무게를 둔 만큼, 지역의 전략산업과 기관 기능이 얼마나 맞물리는지가 입지 선정의 중요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청사 신축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 건물 임차 등을 통해 2027년부터 선도 이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원거리 우대수당은 2년간 최대 월 20만 원, 조기 이전 수당은 2년간 최대 월 50만 원을 지급한다. 주거, 교육·돌봄, 의료, 교통 등 정주 기반 지원 방안도 관계 부처와 마련한다.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1차 이전 기관 상당수는 지역 산업 생태계에 녹아들지 못한 채 외딴섬처럼 남았다"며 "2차 이전은 기관을 지역별로 나누는 데 그치지 말고 산업, 대학, 기업, 연구기관을 함께 엮는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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