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역 개발 다시 '사업권 교착'…7000가구 공급안 향방은
SPC, 7000가구 정상화안 마련…"감사원 판단 받자"
코레일과 사업권 이견…국토부 "새 공모로 진행해야"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정부가 서울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일대에 공공·민간임대주택 7000가구를 짓는 개발 구상이 사업권 분쟁에 가로막혀 있다.
사업 정상화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광운대역사가 국토교통부와 면담한 데 이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기술검토회의까지 열었지만 사업권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SPC는 제3기관을 통해 사업권 유무를 조속히 확정하자고 요구하는 반면 국토부와 코레일은 기존 협약 취소와 관련한 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기존 SPC의 사업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SPC 광운대역사는 광운대역 역사와 차량기지 상부 등을 활용해 공공·민간임대주택 70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사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개발안에 따르면 약 9만 600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49층, 18개 동을 조성한다. 전체 연면적은 약 102만㎡다. 이 가운데 아파트 연면적은 약 81만㎡로, 전용 29~59㎡ 규모의 공공·민간임대주택 7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시설에는 강북권 21개 대학과 연계한 청년 AI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역무시설은 준공 이후 기부채납한다는 구상도 담겼다.
7000가구 공급안이 현실화하면 서울 동북권의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SPC가 마련한 개발안으로, 실제 사업화를 위해서는 사업권을 둘러싼 갈등 해소와 인허가 등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광운대민자역사 사업은 1996년 철도청과 민간자본이 합작해 SPC 광운대역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2003년 코레일과 당시 사업주관자가 사업추진협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장기간 표류했다.
코레일은 2017년 SPC에 사업주관자와 체결한 사업추진협약이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협약의 효력을 둘러싼 코레일과 과거 사업주관자 간 법적 다툼은 2024년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졌다.
최근 정부가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사업 정상화를 위한 논의도 다시 시작됐다.
SPC는 지난 6월 국토부 주택추진본부와 면담한 데 이어 7~8월 코레일과 두 차례 회의를 가졌다. 이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으로 기술검토회의까지 열렸지만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SPC 측에 따르면 코레일은 기술검토회의에서 기존 SPC에 사업권이 존재하지 않아 사업 재개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철도 운영을 위한 임시선 설치 등을 포함한 운영 협의도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지점은 법원 판결이 기존 SPC의 사업권에 미치는 영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미 사업주관사 지위확인 가처분, 사업추진협약 효력 확인소송 등에서 승소를 했다는 것은 협약 취소가 정당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SPC는 사업주관자의 의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당사자와 대등한 제3의 권리주체로서 독립된 이익을 향유하는 수익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SPC는 2024년 확정된 판결이 코레일과 과거 사업주관자 간 소송인 데다 자신은 소송 당사자가 아니었던 만큼 판결의 효력이 SPC의 권리관계에 그대로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맞선다.
SPC 측은 지금까지 사업에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상황에서 자신이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은 소송 결과만으로 사업권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SPC는 기존 사업권을 무조건 인정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제3기관을 통해 권리관계를 신속하게 확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사업을 무조건 재개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업권이 있는지 없는지를 신속하게 확정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통해 사업권 유무에 대한 판단을 받거나 중재 절차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절차에서 사업권이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게 SPC 측 설명이다.
국토부는 광운대역 개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존 SPC가 아닌 별도 공모를 통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노후화된 광운대역사 개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대법원 판결을 보면 협약 취소에 따라 SPC의 사업자 지위를 불인정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별도의 공모를 통해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사업권 문제와 별개로 철도지하화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정부에서 검토 중인 철도지하화 사업에 포함될 경우 매몰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철도지하화 사업 계획 발표 후 검토가 필요하다"며 "광운대역은 현재 노후역사 개량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있지만 복합역사 개발 요구, 철도지하화 사업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한 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운대역 개발 필요성 자체에는 국토부와 코레일, SPC 모두 이견이 크지 않지만 기존 SPC의 사업권 인정 여부가 사업 추진의 선결 과제로 남아 있다. 코레일이 별도 공모에 나설 경우 기존 SPC와의 법적 분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SPC 관계자는 "사업권이 없다는 판단이 확정되면 받아들이겠지만 권리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채 신규 사업자 공모가 진행되면 결국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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