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이견에 탄천·그린벨트 대안…서울 3만~4만가구 더 짓나

서울시, 용산 철회 전제로 훼손 그린벨트 해제 검토
국토부, 탄천 1.3만가구 검토…"청년·신혼 공공주택 우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서울 주택 공급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2026.8.26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탄천물재생센터와 훼손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대체 공급지를 놓고는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공급 철회를 전제로 훼손 그린벨트까지 공급 후보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고, 정부도 탄천 부지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시와 협의가 이뤄져 3만~4만 가구가 추가되면 서울 공급 물량이 10만가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탄천물재생센터에는 강남 고급주택이 아닌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을 우선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산은 평행선…서울시, 훼손 그린벨트까지 열어

28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놓고 여전히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은 전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용산공원 전체가 아닌 장교숙소 5단지와 옛 방위사업청 부지, 미군 병원·학교 등 이미 훼손된 일부 지역을 활용해 청년층 주택을 공급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저희는 훼손된 지역 일부에 청년을 위한 주택을 지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 시장은 용산공원 보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검토는 정부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방침을 철회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미 훼손돼 보전 가치가 낮은 일부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그린벨트 추가 해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용산공원을 보존하는 대신 훼손된 그린벨트 일부를 공급 후보지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린 셈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 그린벨트 면적은 149.1㎢로 서울 전체의 약 25%다. 아직 구체적인 대상지와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일대, 강남구 세곡·자곡동 미개발지, 수서차량기지 일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서울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용산공원 개발의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와 마루공원 일대. 2026.8.26 ⓒ 뉴스1 이종수 기자
탄천 1.3만가구도 검토…"고급아파트 아닌 청년·신혼 공공주택"

용산공원에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탄천물재생센터를 놓고는 양측의 논의가 시작됐다.

오 시장은 지난 26일 김 장관과의 회동에서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를 용산공원 대체부지로 공식 제안했다. 약 39만 3000㎡ 규모로, 서울시는 기존 시설을 이전하면 1만~1만 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도 탄천 부지의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개발 방식에는 조건을 달았다.

김 장관은 "강남이기에 고급 아파트를 짓거나 도시개발 형식으로 짓는 건 원하지 않는다"며 "공공주택으로 청년·신혼부부에게 공급될 수 있는 주택을 우선적으로 짓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훼손된 그린벨트까지 대안으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김 장관은 "그린벨트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서울시 입장에 환영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윤덕 "서울 3만~4만가구 추가되면 10만가구 넘어"

양측의 협의 결과에 따라 서울 주택 공급 물량이 당초 정부 계획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 장관은 이르면 9월 발표할 7만 3000가구 규모의 추가 신규 택지에는 서울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한 추가 공급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장관은 "이번 발표 물량에는 서울이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오세훈 시장과 대화가 잘되면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3만, 4만 가구가 추가만 되면 10만 가구가 넘는 주택이 공급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서울시는 다음 주 다시 만나 용산공원과 탄천물재생센터, 훼손 그린벨트 등을 포함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용산공원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만큼 탄천과 훼손 그린벨트 등 대체부지에서 공급 확대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