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이어 정비사업도 충돌…김윤덕·오세훈 이번 주 다시 만난다

용산공원·국제업무지구 이어 '500가구 인허가권' 새 쟁점
당정 권한 이양에 서울시 즉각 반발…주택공급 접점 찾을지 주목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 주 다시 만나 서울 주택 공급 해법을 논의한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당정이 새롭게 꺼낸 500가구 미만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권한의 자치구 이양 문제까지 정부와 서울시 간 쟁점으로 떠올랐다.

용산공원뿐 아니라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규모, 정비사업 규제까지 이견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양측이 개별 현안을 넘어 서울 주택 공급을 위한 접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부·서울시, 이번 주 주택공급 회동…용산공원 해법 다시 논의

24일 서울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오 시장과 김 장관은 이번 주 중 서울 모처에서 회동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만남에서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두고 입장 차를 확인한 뒤 다시 이견 조율에 나서는 것이다.

양측은 지난 회동에서 용산공원 본체 부지의 주택 공급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 장관은 녹지 기능이 훼손된 용산공원 일부 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오 시장은 현재 건축물이 들어선 곳이라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상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본체 부지라며 주택 용지 활용에 반대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일 회동 후 브리핑에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동의하는 것은 서울시장이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다만 용산공원 밖에서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 오 시장은 공원 본체 대신 주변 가용부지에 주택을 공급한다면 교통 등 기반시설 확충에 협조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난 22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용산공원을 보존하는 대신 대체부지를 찾아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서울시와 정치권 등에서는 캠프킴과 국군재정관리단, 한국은행 생활관, 외교부 주차장 등을 대체 공급 후보지로 거론하고 있다. 서울시는 강남 탄천물재생센터 등 용산 외 서울 시내 가용부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 역시 조정해야 할 사안이다. 정부는 1만 가구를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6000가구를 기본으로 최대 8000가구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1만 가구까지 늘릴 경우 학교와 교통 등 기반시설 계획을 다시 마련해야 해 사업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엔 '500가구 인허가권' 충돌…서울시 "협의 없이 일방 발표"

여기에 당정이 전날 발표한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이양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당정은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관련 권한을 기초자치단체장에게 넘길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서울시 구청장들의 요구 등을 종합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기초단체장에게 권한을 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하겠다"며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은 서울시가 담당한다. 자치구가 정비계획안을 마련하더라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

여권은 정비구역 지정과 계획 변경 권한을 자치구로 넘겨 행정 절차를 줄이고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즉각 반발했다. 단순히 인허가 주체를 바꾸는 것만으로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어렵고 자치구별 심의 역량 차이와 난개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측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치"라며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단순히 인허가권자를 바꾼다고 빨라지는 사업이 아니라 용적률과 높이는 물론 도로·학교 등 기반시설과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사안"이라며 "지역별로 제각각 개발되는 난개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서울시는 주택 공급 확대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용산공원과 국제업무지구 공급 규모, 정비사업 권한 등 각론에서는 잇따라 충돌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 각각의 현안을 개별적으로 논의하는 데 그칠지, 공공부지 공급과 정비사업 활성화 등을 함께 놓고 절충점을 모색할지가 관심사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