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구청장 재건축 권한' 카드에 서울시 즉시 반발…갈등 격화
'500가구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 권한 이양' 추진
서울시 "실효성 없다" 비판…주택정책 이견 계속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당정이 23일 서울 구청장에게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인허가 이양 방안을 추진하자 서울시가 즉각 반발했다. 용산공원 부지 개발에 이어 정부와 서울시 간 주택정책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서울시 구청장들의 요구 등을 종합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기초단체장에게 권한을 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하겠다"며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서울시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구청장의 권한을 늘려도 큰 효과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측은 이날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치"라며 "서울의 정비사업 현장을 제대로 모르는 구호"라고 비판했다.
이어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단순히 인허가권자를 바꾼다고 빨라지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용적률과 높이는 물론 도로, 공원, 녹지, 학교 등 기반 시설과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서울시는 "소규모 사업일수록 사업성 부족으로 정비사업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개별 자치구 단위로 도시계획을 쪼개 결정할 경우 지역별로 제각각 개발되는 난개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시는 정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구청장 대상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확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권을 중심으로 언급된 사안이다. 6·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였던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지난해 11월 중소규모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넘기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이어 정 전 구청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이양 이슈가 다시 떠올랐다. 여권은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집중되면 병목현상이 발생한다고 본다.
이번 당정 발표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 간 주택정책 관련 이견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이슈에서도 맞서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회동에서 용산공원 주택공급 문제를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는 서울에서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가용지가 부족한 점에서 용산공원 일부라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맞선다. 오 시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동의하는 것은 서울시장이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에서도 이견을 보인다. 정부는 1만 가구를, 서울시는 6000가구·최대 8000가구를 내세운다. 정부 방안대로 1만 가구를 지으면 학교·교통 인프라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해 사업 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업계는 김 장관과 오 시장의 이번주 회동에서도 열띤 공방을 펼칠 것으로 내다본다. 양측은 이번 회동에서 용산공원을 포함한 서울 내 주택 공급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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