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8.7% 늘었는데…강남은 쌓이고 중저가는 뛴다
강남·송파 매물 11.8%↑…압구정선 호가 10억원 낮춘 매물
중랑 매물 0.8%↓·도봉 1.7%↑…중저가 지역 집값 상승세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세법 개정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9% 가까이 늘었다. 강남3구에서만 2500건 넘게 증가한 가운데 강남·서초 집값은 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중저가 지역은 대체로 매물 증가가 제한된 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서울 주택시장의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24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5669건으로 집계됐다. 세법 개정안이 발표된 지난 3일 6만 409건과 비교하면 8.7% 증가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성북구 매물은 1474건에서 1676건으로 13.7% 늘었다. 강남구는 9453건에서 1만567건으로 11.8%, 송파구는 5099건에서 5702건으로 11.8% 각각 증가했다. 마포구는 1858건에서 2073건으로 11.5%, 서초구는 7630건에서 8459건으로 10.8% 늘었다.
다만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성북구는 가격도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20일 기준) 성북구 아파트값은 0.45%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암·길음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고, 장위동에서도 장위뉴타운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졌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서 늘어난 매물은 총 2546건이다. 서울 전체 증가분 5260건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0.05%, 서초구는 0.09% 각각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구는 0.10% 올랐지만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통해 주택 관련 세 부담을 강화한 가운데 대출 규제로 고가주택 매수자의 자금 조달 여력도 제한된 상황이다. 매도 물량은 늘었지만 이를 받아줄 매수세가 충분하지 않으면서 일부 매물이 적체되고 있다.
호가도 일부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낮아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신현대 전용 183㎡의 최근 매도 호가는 110억 원 안팎으로, 세법 개정안 발표 전후 시장에 제시됐던 가격보다 약 10억 원 낮은 수준이다.
반면 중저가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에서는 매물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중랑구 매물은 1221건에서 1212건으로 0.8% 감소했다. 도봉구는 1704건에서 1734건으로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천구와 관악구도 각각 1.9% 증가했고 강북구 역시 757건에서 775건으로 2.3% 늘었다.
매물이 크게 늘지 않은 가운데 가격은 강세를 이어갔다. 중랑구와 서대문구 아파트값은 각각 0.44%, 중구와 강북구는 각각 0.41% 올랐다. 강북 14개구의 평균 상승률도 0.30%로 강남 11개구(0.14%)의 두 배를 웃돌았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집값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다.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주택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부담이 작은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실제 노원구에서는 포레나노원 전용 84㎡가 이달 8일 13억 7500만 원에 거래됐다. 구로구 개봉동 영화 전용 143㎡도 지난 14일 10억 8000만 원에 손바뀜하며 단지 최초로 10억 원을 넘어섰다.
전셋값 상승도 중저가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가격대에서 임차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중저가 지역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용이해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최근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전세나 월세를 구하기보다 주택을 직접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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