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톤 옹벽 세우는 삼성E&A…말레이시아서 최대 SAF 플랜트 짓는다

[해외건설 판이 바뀐다]⑦ 첫 SAF 사업 공정률 50% 돌파
화공·첨단산업·뉴에너지 3원 체제…친환경 사업 확대

편집자주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이 해외건설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수주가 급감하면서 특정 지역에 의존한 해외사업 구조의 한계도 드러났다. 반면 중동 재건사업은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사들은 시장 다변화와 원전·데이터센터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뉴스1은 달라지는 해외건설 시장의 판세와 K-건설의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말레이시아 뉴바이오 리파이너리 현장.(삼성E&A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삼성E&A(028050)가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 펭게랑 산업단지에서 대규모 지속가능항공유(SAF) 플랜트를 짓고 있다. 화공 중심에서 화공·첨단산업·뉴에너지 3원 체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가운데, 첫 SAF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친환경 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동남아 최대 SAF 프로젝트 수행…모듈·PC 공법으로 현장 최소화

펭게랑 산업단지는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의 생산시설과 항만 인프라가 밀집한 말레이시아의 에너지 허브다.

삼성E&A는 이곳에서 이탈리아 에니,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일본 유글레나 3사의 합작사인 펭게랑 바이오리파이너리가 발주한 '뉴바이오 리파이너리 프로젝트'(New Biorefinery Project)를 단독 수주해 수행하고 있다.

연간 65만 톤의 SAF와 바이오디젤, 바이오납사 등을 생산하는 플랜트로, 말레이시아에서 발주된 SAF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다. 수주금액은 미화 약 9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 착공했다.

SAF는 폐식용유·팜유·동물성 유지 등 바이오 원료로 만든 항공유로, 기존 항공기와 연료 공급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항공업계 탄소배출 감축의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이 SAF 혼합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탈탄소 흐름이 강화되면서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말레이시아 역시 이번 사업을 계기로 SAF 프로젝트를 지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E&A가 SAF 플랜트를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수행 경험을 향후 SAF 사업 수주를 위한 주요 레퍼런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초 착공한 프로젝트는 현재 전체 공정률이 50%를 넘어섰고 현장공사 진행률도 약 25%를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DT)과 자동화 등 삼성E&A의 주요 혁신 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특히 플랜트 주요 유닛을 베트남에서 미리 제작해 옮겨오는 모듈 공법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사전 제작하는 PC 공법을 활용해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적용된 LPG 탱크 옹벽은 무게 55톤으로, 단일 PC 구조물로는 말레이시아 오일앤가스 산업 내 최고 중량을 기록했다. 드론·CCTV·AI를 활용한 실시간 위험 감지와 페이퍼리스 품질검사 등도 적용해 공기 단축과 안전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삼성E&A가 말레이시아에서 수행하는 열 번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2019년 완공한 라피드(RAPID) LLDPE·EO/EG 플랜트가 같은 산업단지에 있어 기존에 축적한 사업 수행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삼성E&A의 테크포럼.(삼성E&A 제공)
화공서 '3원 체제'로…UAE 메탄올·美 암모니아 등 연속 수주

삼성E&A는 에너지 신사업 중심의 미래 준비를 본격화하며 올해 초 기존 화공·비화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화공·첨단산업·뉴에너지 3원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첫해부터 세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내고 있다. 상반기 매출 4조 8767억 원 가운데 화공이 2조 2031억 원, 첨단산업이 1조 4122억 원, 뉴에너지가 1조 2614억 원을 기록했다.

수주 역시 상반기 누적 7조 6000억 원 가운데 화공·첨단산업·뉴에너지가 각각 45%, 31%, 24%를 차지했다.

LNG와 청정에너지(수소·암모니아·SAF·CCUS 등), 물 사업으로 구성된 뉴에너지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SAF 프로젝트에 이어 UAE 친환경 메탄올(약 2조 5000억 원), 미국 저탄소 암모니아 플랜트(약 7000억 원)를 잇달아 수주했고, 올해는 중동 수처리 프로젝트(약 1조 원)도 따냈다.

글로벌 수소기업 넬(Nel) 지분 인수와 대한항공과의 SAF 협력 MOU,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의 물 사업 협약 등으로 협력 범위도 넓히고 있다. 페트로나스와 아람코, 아드녹, 엑슨모빌 등이 참여하는 '삼성E&A 테크포럼'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기술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E&A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SAF 프로젝트는 회사가 뉴에너지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신뢰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업"이라며 "화공·첨단산업·뉴에너지 3원 체제를 기반으로 SAF와 청정에너지, 수처리 등 뉴에너지 시장을 정조준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