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실거주 유예 확대 검토…"일부 매물 출회" "구체안 나와야"
세제개편으로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세 부담↑…매도 유인 확대
거래 활성화 여부는 적용 범위가 관건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유예 확대를 검토하자 강남권 고가주택 시장의 매물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세제개편으로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진 만큼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 규제가 완화되면 일부 고가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토허구역 내 실거주 유예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세제개편 이후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가 세 부담을 느껴도 토허제 때문에 매도하기 어렵다"는 시장의 지적이 이어지자 나온 후속 조치다. 정부는 전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추가적인 실거주 유예 확대 방안을 현재 준비하고 있으며 매도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토허구역에서는 매수자가 원칙적으로 허가 후 일정 기간 내 실거주해야 한다. 강남3구와 용산처럼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갈아타는 수요가 많은데,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거래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토허제가 고가주택 거래를 제약하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아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세입자가 있는 토허구역 내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입하는 경우 실거주 유예를 확대했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추가적인 유예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허제 완화 논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세제개편으로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60세 비거주 1주택자가 공시가격 35억 원(시가 약 50억 원) 주택을 10년간 보유한 경우 보유세는 현재 1354만 8000원에서 2028년 2871만 2000원으로 약 1516만 원 늘어난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10년간 실거주했다면 보유세는 1879만 4000원으로 증가해 부담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업계는 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토허구역 내 실거주 유예까지 확대되면 일부 고가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매도를 고민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토허구역 내 실거주 유예가 확대된다면 강남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일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거주 유예가 확대되면 전세를 활용한 매입이 가능해져 거래 여건은 지금보다 개선될 수 있다"며 "보유세 부담까지 커진 만큼 일부 고가주택 매물 출회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토허제 완화만으로 시장이 크게 움직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보유세 인상과 대출 규제 등 여러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이어서 실거주 유예 확대만으로 고가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며 "이미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에 상당수 매물이 시장에 나온 점도 변수"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토허구역 실거주 유예가 확대되면 일부 고가 매물은 추가로 나올 수 있겠지만 집값에 영향을 줄 정도의 공급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도 아직은 신중한 분위기다.
서울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까지는 토허제 실거주 유예 확대 기대감만으로 매도나 매수 문의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며 "정부가 대상과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실제 거래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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