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공급 속도' 주문…이달 공급대책에 쏠린 눈
李대통령 "공급 속도 매우 중요"…이르면 다음 주 추가대책 전망
세제는 2028~2029년 시행…"착공·분양 속도가 시장 안정 좌우"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공개되면서 정부의 마지막 퍼즐인 주택 공급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정부는 세제와 금융에 이어 공급대책까지 부동산 정책 패키지 완성을 앞두고 있다. 업계는 공급 물량보다 실제 착공과 분양 시기를 앞당길 '속도'가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실행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세제 개편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3일) 청와대에서 '최근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비공개로 주재했다. 7박 11일간의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다. 회의는 오후 3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7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가용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며 "가용한 모든 행정 조치와 금융, 재정, 규제 완화 등의 방법을 찾아 공급의 신속한 실현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에게는 기존 공급 대책을 전면 재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안에 금융과 주택 공급 관련 추가 보고와 후속 점검회의도 지시했다. 추가 공급대책은 이르면 다음 주 후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큰 방향은 이미 제시됐다. 지난달 14~16일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 토론회를 시작으로 23일 대통령 주재 국민 대토론회, 27일 총리 주재 토론회까지 잇달아 열렸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해 필요하면 일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3일 "그린벨트 일부 해제와 지하철 인근, 국가 보유 군 시설 등을 활용해 최대한 공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공급 대책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세제 개편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재경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강화하고 양도소득세는 완화·유예하는 것이 골자다. 종부세는 주택 수 기준을 없애고 주택 가액 기준으로 단일화하며 기본공제도 거주 14억 원, 비거주 9억 원으로 차등 적용한다. 다만 종부세는 2028년, 양도세 개편은 2029년부터 본격 시행돼 단기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공급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착공 계획을 제시했지만, 택지 지정부터 인허가·착공·입주까지는 통상 7~10년이 걸린다. 3기 신도시도 올해 인천계양 1300가구가 첫 입주를 시작하는 수준이며, 지난해 신규 택지로 지정된 서리풀지구(2만 가구)도 올해 1월 인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그린벨트 해제 역시 보상과 부지 조성 등을 거쳐야 해 실제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해제 논의만으로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신규 택지 발굴보다 이미 지정된 지구의 인허가와 착공을 앞당기는 것이 더 효과적인 공급 카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부도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직 정비에 나섰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출범시키고 인허가 갈등을 조정하는 통합조정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런 조치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민간 공급 여건 개선도 과제로 꼽힌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으로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이 적지 않다. 건설업계는 대출 규제 정상화와 이주비·중도금 등 집단대출 문제가 함께 풀리지 않으면 정책 물량도 실제 공급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번 부동산 패키지 정책의 성패는 공급 규모보다 실행 속도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착공과 분양 일정을 구체화하는 '공급 시그널'이 제시돼야 세제 개편의 시차를 메우고 시장 안정 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보유세와 양도세 모두 실거주에 혜택을 집중해 주택시장을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정부가 2028년 말까지 시간을 번 것은 의미가 있지만, 3기 신도시 조기 공급과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서울 도심 공급 등이 병행되지 않으면 세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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