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안 하면 보유세 1000만원 더"…고가 전월세 시장 '요동'
'시가 50억' 고가 1주택, 실거주 1879만원·비거주 2871만원
전세 준 집주인 입주 땐 물량 감소…정부 "공급 감소 제한적"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공시가격 35억 원(시가 약 50억 원)짜리 고가 1주택의 보유세가 실거주 여부에 따라 최대 2871만 원까지 늘어나면서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고가 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새 변수로 떠올랐다. 실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1879만 원이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2871만 원으로 1000만 원 가까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장기 보유보다 실거주를 유도해 '똘똘한 한 채' 쏠림을 완화하고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집주인들이 절세를 위해 실거주를 선택할 경우 고가 전월세 물량이 줄면서 인접 지역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임대차 시장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확대된다. 반면 보유한 주택에 살지 않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 원으로 낮아진다.
장기보유 세액공제도 실제 거주기간을 우대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60세이면서 10년간 실거주한 1주택자는 공제율 60%를 유지한다. 같은 기간 주택을 보유만 하고 거주하지 않은 경우 공제율은 현행 60%에서 최종 20%로 낮아진다.
공시가격 35억 원(시가 약 50억 원) 주택에 10년간 거주한 60세 1주택자의 보유세(종부세+재산세)는 현행 1354만 8000원에서 2028년 이후 1879만 4000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도 해당 주택에 거주하지 않았다면 보유세는 2871만 2000원으로 증가한다.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금 차이는 991만 8000원에 달한다.
합산 시가 50억 원인 3주택 이상 보유자의 보유세는 2490만 7000원에서 4664만 9000원으로 증가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등 초고가 주택은 금리와 세제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실거주 중심 과세가 강화될수록 현금 여력이 있는 계층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가주택 소유자가 절세를 위해 실거주를 선택하면 기존 전월세 물량이 시장에서 빠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가 전세 매물이 감소하면 같은 지역에 계속 거주하려는 임차 수요는 인근 지역이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실거주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전월세 유통 물량 감소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보유기간이 짧은 고가 비거주 1주택자는 절세를 위해 실거주를 선택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실거주 전환 규모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직장과 자녀 교육, 기존 임대차 계약, 이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세 부담만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사례가 많지 않을 수 있어서다. 정부도 취학·근무·질병·해외 체류·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다른 지역에 거주한 기간은 최대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실거주 전환이 임대차 공급을 일방적으로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가주택에 입주한 집주인이 기존에 거주하던 주택이 다시 임대시장에 공급되는 만큼 전체 공급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가 20억 원 이하는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고 30억 원까지는 부담이 오히려 줄어든다"며 "실거주 전환이 늘어나면 주택을 매입한 사람의 임대차 수요가 줄고 기존에 살던 임차주택이 시장에 다시 공급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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