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50억 1주택, 보유세 1879만원 vs 2871만원…'실거주'에 희비

기본공제액 실거주 여부에 14억으로 상향 vs 9억으로 축소
고가 매물 출회 불확실…실거주 전환 땐 전월세 감소 우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가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개편하면서 같은 가격의 주택 한 채를 보유하더라도 거주 여부에 따라 연간 보유세가 1000만 원 가까이 차이 나게 됐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크게 늘려 실거주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등 고가 아파트 비거주 집주인의 매도나 실거주 전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거주 여부 따라 보유세 992만원 차이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공시가격 35억 원(시가 50억 원) 주택에 10년간 거주한 60세 1주택자의 보유세는 현행 1354만 8000원에서 2028년 이후 1879만 4000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같은 나이와 보유기간에도 해당 주택에 거주하지 않았다면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는 2871만 2000원으로 증가한다.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금 차이는 991만 8000원이다.

합산 시가 50억 원인 3주택 이상 보유자의 보유세는 2490만 7000원에서 4664만 9000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가격의 실거주 1주택자와 비교하면 2785만 5000원 더 많다.

세 부담을 가르는 핵심은 기본공제와 세액공제다. 정부는 거주하는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 원으로 낮춘다.

이에 따라 실거주 1주택자가 공시가격 14억 원(시가 20억 원)의 주택을 보유하면 종부세를 내지 않고 재산세만 부담한다. 같은 가격의 주택이라도 거주하지 않으면 기본공제가 9억 원에 그쳐 종부세 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장기보유 세액공제도 거주기간 중심으로 전환한다. 60세·10년 실거주자의 공제율은 60%가 유지되지만, 같은 기간 주택을 보유하고도 거주하지 않은 1주택자의 공제율은 현행 60%에서 2028년 이후 20%로 낮아진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거주 1주택자의 경우 현행 60%에서 2027년 70%로 오른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금액 가운데 종부세 과세표준에 반영하는 비율이다. 비율이 오르면 같은 공시가격이라도 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이 커진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6.8.2 ⓒ 뉴스1 이종수 기자
실거주 전환 땐 전월세 공급 감소 우려

세제개편은 서울 고가 아파트 집주인의 보유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를 놓은 채 장기간 보유해 온 집주인은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면서 매도하거나 실거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

매도에 나서는 집주인이 늘면 강남권과 한강변 고가 아파트의 매물이 증가할 수 있다. 반대로 직접 거주하기 위해 기존 임차인과 계약을 종료하는 사례가 늘면 전세·월세 매물은 줄어들 수 있다. 임대차시장 공급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고가주택 소유자가 보유세 증가만으로 곧바로 매도를 선택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가 세금 부담보다 크다면 보유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주용 1주택은 시가 20억 원부터 30억 원까지 세액이 줄고 30억 원부터 40억 원까지는 세액 변동이 크지 않도록 최대한 보호하겠다"며 "40억~50억 원 수준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과세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실거주 유인을 강화한 이번 세제 개편이 고가 아파트 보유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지만, 집값 상승 기대가 큰 강남권에서는 세 부담 증가만으로 매물이 대거 출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