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30억'서 종부세 희비 갈렸다…강남3구 증세, 한강벨트 감세

1주택 공제 14억까지 확대…30억까지 감세, 35억부터 증세
20억~30억대 매수세 기대…'똘똘한 한 채' 쏠림 완화에 모순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6.8.2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의 세제개편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시가 30억 원 안팎이 새로운 가격 기준선으로 떠올랐다. 시가 30억 원까지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줄지만, 과세표준 6억 원을 넘는 시가 31억 원 안팎부터 인상된 세율의 영향을 받고 35억 원부터는 실제 세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억~30억 원대는 매수세가, 30억 원 초과 구간은 호가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실수요 1주택자는 보호하고 고가주택 보유 부담은 높이기로 하면서 세제가 시장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1가구 1주택 거주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공시가격 14억 원은 시가 약 20억 원 수준이다. 올해 공시가격 기준 14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36만 2998가구로, 현행 기준인 12억 원 초과(48만 6719가구)보다 약 12만 가구 적다.

세액도 줄어든다. 60세가 10년간 거주한 주택을 기준으로 시가 20억 원 주택의 종부세는 27만 6000원에서 10만 8000원으로, 30억 원 주택은 91만 원에서 76만 원으로 낮아진다.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받지 못하는 50세 2년 거주자의 감세 폭은 더 크다.

반면 30억 원을 넘어서면서 감세 효과가 줄고, 시가 35억 원부터는 세 부담이 늘어난다. 같은 조건에서 35억 원 주택은 191만 8000원에서 212만 4000원으로, 40억 원 주택은 262만 7000원에서 325만 2000원으로 오른다. 정부가 세율을 1.0%에서 1.3%로 인상한 과세표준 6억~12억 원 구간이 거주용 1주택 기준 시가 31억~46억 원(공시가격 22억~32억 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한다. 여기에 0.5~5%의 누진세율을 매기는 구조다.

시가 30억 원 주택은 공시가격이 21억 원 수준이다. 기본공제 14억원을 빼고 공정시장가액비율 70%를 적용하면 과세표준은 약 5억 원이다. 세율이 오르는 구간(과세표준 6억 원 초과)에 들어가지 않는 데다 기본공제가 2억원 늘어난 효과가 더 커 세 부담이 오히려 줄어든다. 반면 시가 35억 원(공시가격 25억 원)은 과세표준이 7억 원대로 올라서면서 인상된 세율이 적용된다.

시가 30억 원 안팎이 새로운 기준선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시뮬레이션상 시가 30억 원 주택까지는 종부세가 줄지만, 시가 31억 원 안팎부터는 인상된 세율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35억 원부터는 실제 세 부담도 증가한다. 강남 3구뿐 아니라 마포·성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 일부도 증세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개편이 사실상 서울을 겨냥한 세제 개편이라고 분석한다. 공시가격 14억 원 초과 공동주택 36만2998가구 가운데 서울이 32만1848가구로 전체의 88.7%를 차지한다. 공시가격 21억 원 초과는 96.7%, 28억 원 초과는 99.1%가 서울에 몰려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6.7.27 ⓒ 뉴스1 이종수 기자
30억이 새 기준선…매수·매도 전략도 갈린다

시장에서는 가격대별로 매수·매도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억~30억 원대 아파트는 세 부담이 줄어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30억 원 초과 구간은 호가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30억 원 안팎에 거래가 집중된 마포·성동·광진·강동 등에서는 매도자가 호가를 30억 원 아래로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40억 원을 넘긴 강남권 단지는 세 부담을 감수하고 보유하거나, 양도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2027년 이후 처분하는 등 전략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감세 혜택이 거주용 1주택에 집중된 점도 변수다.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여러 채를 처분하고 서울 20억~30억 원대 1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내건 '똘똘한 한 채' 쏠림 완화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세율 개편 취지 중 하나로 '똘똘한 한 채' 쏠림 완화를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거주용 1주택의 세 부담은 낮추고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자의 부담은 높인 만큼, 오히려 20억~30억 원대 1주택 선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똘똘한 한 채'는 여러 정책 목표 가운데 일부"라며 "30억 원을 인위적인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