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 근저당' 왜 설정했나…李대통령 거래로 본 '셀러 파이낸싱'
금융권 대출 보완하는 매도인 자금 지원…고가주택 거래서 활용
계약 내용 비공개…"이번 거래 해당 여부 단정 어려워"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매도인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고가주택 거래에 쓰이는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 거래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셀러 파이낸싱은 금융권 대출만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경우 매도인이 미지급 매매대금을 담보하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고가주택 시장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된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분당 아파트를 29억 원에 매도하면서 매수인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약 17억 7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통상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실제 대출금의 약 120% 수준으로 채권최고액을 설정한다. 다만 사인 간 거래는 계약 내용에 따라 담보 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 이번 거래의 실제 채권액이나 계약 구조는 공개된 등기부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금융권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이 같은 거래 방식의 활용 사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을 당시에도 고가 아파트 거래를 중심으로 셀러 파이낸싱이 확산한 바 있다.
현재도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가 제한된다.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 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이 같은 거래는 매도인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매수인은 부족한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한 아파트 매도자는 20억 원에 매물을 내놓으면서 금융권 대출 4억 원 외에 소득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10억 원까지 직접 자금을 빌려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는 사인 간 채무를 활용한 거래에 대해 편법 증여나 자금조달 과정의 탈루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국세청도 지난 5월 사인 간 채무 과다자 등을 대상으로 자금출처 검증에 착수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매매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구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셀러 파이낸싱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셀러 파이낸싱은 법적으로 가능한 계약 형태이지만 이자율과 상환 조건 등을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세무상 문제나 민사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셀러 파이낸싱은 대출 규제가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거래 형태"라며 "거래 자체는 가능하지만 이자율과 상환 조건을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향후 세무상 문제나 민사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