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전세 '이중 공급 공백'…입주 반토막·등록임대 만료

내년 서울 입주 1만8000여가구…올해의 절반 수준
등록임대 2만2822가구 의무기간 종료…전셋값 올해 5.7% 상승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7.19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내년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 '이중 공급 공백'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신규 입주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다 저가 전세 공급원 역할을 해온 등록임대 아파트 2만 2000여 가구의 임대의무기간까지 종료되면서다. 올해 서울 전셋값이 이미 5% 넘게 오른 만큼 전세난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서울 입주 물량 '반토막'…등록임대 2만2822가구 종료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8475가구로 올해(3만 2703가구)의 56.5% 수준에 그친다. 직방 집계로도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은 1만 6412가구로 올해보다 48%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의 공급 감소 폭이 큰 것은 정비사업 의존도가 높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택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은 신규 공급 대부분을 재건축·재개발에 의존하는데, 사업 인허가부터 입주까지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만큼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등록임대 아파트의 임대의무기간 종료도 겹친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 임대의무기간이 만료되는 등록임대 아파트는 2만 2822가구로 올해(3754가구)의 약 6배에 달한다.

등록임대는 임대료 인상률이 연 5%로 제한돼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며 전세시장의 가격 완충 장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의무기간이 끝나면 임대료 증액 제한이 사라지고 종합부동산세 합산 등 보유세 부담도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시세에 맞춰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신규 입주 감소에 기존 저가 전세 물량 축소까지 더해지면서 체감 공급 위축은 통계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신규 공급 감소와 기존 전세 공급 축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점이 내년 전세시장의 가장 큰 변수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등록임대 물량이 시장에서 빠지면 장기·저가 전세 공급이 줄어 전세난을 부추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도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7.12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 전셋값 이미 5.7% 상승…"집값 견인, 안정화 필요"

전세시장은 이미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7월 13일까지 5.72% 상승했다. 3년 이상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는 매매가격 상승률(5.74%)과 비슷한 수준까지 전셋값이 올라 통상적인 상승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저가 전세 수요가 몰린 곳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성북구가 8.61%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노원구(7.94%), 성동구(7.86%) 등도 7%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업계는 하반기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이 2만여 가구로 상반기(6974가구)의 세 배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전세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물량이 강남구와 서초구 등 일부 지역에 집중돼 시장 전반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시장에서는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 이후 발표될 정부의 종합 부동산 대책이 전세시장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와 함께 등록임대 제도 보완 등 전세 공급 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내년 서울 전세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금은 일종의 레버리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은 결국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시장 안정은 매매가격 변동성을 낮추고 주택시장 전반의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