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자 노도강으로…30대 생애 첫 집 늘었다

노원 생애 첫 주택 매수 역대 최대…도봉·중랑·성북도 증가
고가 주택 대출 규제에 중저가 실수요 이동…"상승세 이어질 것"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고가 주택 대출 규제 강화 이후 30대 실수요자의 발길이 서울 중저가 아파트로 향하고 있다. 대출 활용이 가능한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를 비롯한 중저가 지역에서 생애 첫 주택 매수가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6월 노원구의 생애 첫 주택 매수 건수는 433건으로 집계됐다. 직전월(318건)보다 36.1%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원구의 생애 첫 주택 매수는 올해 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왔다. 1월 190건에서2월 217건으로 늘어난 이어 4월 처음 300건대를 기록했고, 6월에는 400건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도봉구 역시 같은 기간 84건에서 125건으로 증가했다. 과거 '영끌족 성지'로 불렸던 노도강 일대에 30대 실수요자들이 다시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도강 외 다른 중저가 지역에서도 30대 매수세는 활발했다. 지난달 생애 첫 주택 매수 건수는 중랑구 327건, 강서구 307건, 성북구 220건, 은평구 218건 등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15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높아 대출 규제 이후 실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가 이러한 흐름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규제지역 내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 70%에서 40%로 낮췄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역시 시가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으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로 실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강남권이나 고가 주택을 고려했던 수요 일부가 대출 규제 영향으로 노도강 등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가격 상승세도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다섯째 주(6월 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도봉구(0.37%)였다. 이어 동대문구(0.36%), 성북구(0.36%), 구로구(0.35%), 노원구(0.33%), 중랑구(0.32%)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30세대의 매수세가 중저가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대출 규제가 현재의 시장 흐름을 만든 가장 큰 요인"이라며 "2030세대는 초기 자금이 부족한 만큼 접근 가능한 지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된다면 중저가 지역의 집값 상승률이 오히려 강남권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매수를 서두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들이 접근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당분간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