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잇단 '신종자본증권' 발행…재무구조 개선 이면에 고금리 부담

GS·롯데건설 이어 금호건설도 동참…회계상 자본 인정 부채비율 ↓
자금조달 어려움 속 재무 개선 선택지…연 7% 높은 이자 부담

신종자본증권 발행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자본인정 영구채) 발행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공모채 시장에서 건설사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을 새로운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다. 다만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 뒤에 높은 고금리와 가산금리(스텝업) 부담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GS건설(006360)·롯데건설에 이어 올해 6월 말 금호건설(002990)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부채비율 551%' 금호건설, 6월말 첫 영구채 발행…GS·롯데건설 이어 동참

금호건설은 지난달 29일 사모시장에서 3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총 30년이다. 초기 2년간 연 7%의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이다.

금호건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사채 일종이지만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긴 편이기 때문이다. 부채 대비 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라 신용등급 관리 수단으로 활용된다.

금호건설 측은 "이번 사채는 자본확충을 통한 부채비율 개선을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라며 "선수금이 회계상 부채로 잡히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달 자금은 운영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분류되는 만큼,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처음 발행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551.1%였다. 전년 동기(648.4%) 대비 97.3%포인트(p) 줄었으나 지난해 4분기(520.2%)와 비교하면 30.9%p 올랐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건설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3500억 원)과 올해 1월(3500억 원) 두 차례에 걸쳐 7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GS건설은 지난해 12월 중순 2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채무상환 자금으로 쓰기 위해서다.

일반 회사채 부담·경기 불황에 건설사도 신종자본증권 주목…높은 이자 부담

건설업계가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장에 뛰어든 것은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PF 부실 우려로 공모채 시장에서 투심이 얼어붙어 수요예측 미달이 속출했다.

일반 회사채 발행은 부채비율 상승과 신용등급 부담이 생기지만, 신종자본증권은 차입 부담 없이 자금을 모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택하는 건설사가 계속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종자본증권은 건설경기 부진에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 건설사의 재무관리 강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 조달이 어려운 건설사들은 계속 이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높은 이자 부담이 과제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금호건설의 경우 표면 이자율이 연 7.0%인 만큼, 매년 21억 원의 이자비용이 고정적으로 발생한다.

여기에 발행일부터 2년이 지나면 연 2.50%p의 가산금리가 붙는 스텝업(금리 상향조정)이 적용된다.

건설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도 결국은 갚아야 할 빚"이라며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별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