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안전 경쟁'…구조 기술이 새 승부처
층수·디자인 넘어 내진·풍진동 저감 기술도 경쟁
고층일수록 바람 영향 커져…"높이 경쟁보다 거주 편의 중요"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과거 높은 층수와 화려한 외관 디자인이 재건축 수주전의 승패를 갈랐다면 최근에는 구조 안전과 시공 기술력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강변을 중심으로 60~70층 규모 초고층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건설사들도 안전 설계를 앞세워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장에서 건설사들은 내진 성능과 풍진동 저감, 제진 기술 등 다양한 안전 설계를 제안하며 초고층 주거의 안전성과 거주 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에서는 현대건설(000720)이 2·3구역에, 삼성물산(028260)이 4구역에 각각 내진 특등급 설계를 제안했다. 5구역에서는 현대건설·DL이앤씨(375500) 컨소시엄이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 입찰에서도 내진 특등급 설계를 내세웠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성수 전략정비구역에서도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롯데건설이 안전을 강조하며 수주 경쟁 중이다.
일부는 내진 특등급을, 일부는 현행 공동주택 기준을 충족하는 내진 Ⅰ등급을 적용할 예정이다. 사업 특성과 설계 전략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최경규 숭실대 건축학부 교수는 "일반 공동주택은 지진중요도계수 1.2를 적용하지만 특등급은 1.5를 적용한다"며 "약 25% 더 큰 지진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종합병원이나 국가 핵심시설과 같은 수준의 안전기준"이라며 "초고층 건축은 높이 경쟁보다 안전성과 거주 편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강과 인접한 초고층 단지는 개방된 수변 입지 특성상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높이가 높아질수록 풍압과 횡방향 진동이 커질 수 있어 단순히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 수준을 넘어 실제 거주자의 안정감과 생활 편의까지 고려한 구조 설계가 중요하다.
이에 건설사들은 코어벽과 아웃리거(Outrigger) 구조, 제진장치, 풍동실험 등을 활용해 바람과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법적 기준도 강화되고 있다.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를 넘는 초고층 건축물은 초고층재난관리법에 따라 재난영향성 검토 등 더욱 엄격한 안전 절차를 거쳐야 한다.
1000가구가 넘는 초고층 대단지는 설계뿐 아니라 시공 단계에서도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고층부까지 콘크리트를 균일하게 압송하는 기술과 정밀한 하중 관리, 대규모 피난 동선 확보, 바람과 지진을 함께 고려한 통합 검증 체계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수주전에서 구조 안전과 시공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도 층수나 외관뿐 아니라 구조 안전성과 시공 역량, 장기적인 주거 품질까지 종합적으로 비교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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