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셔세권' 동탄 규제 첫날…실거주 수요는 그대로
토허제 D-4…막판 계약 일부 빼곤 시장은 '잠잠'
"삼성·SK 직원 문의 여전"…동탄1 "2신도시와 함께 묶인 건 과도"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어제는 본계약을 서두르는 손님이 세 팀 정도 있었는데 오늘은 전화도 거의 없네요."
1일 오후 찾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책상 위에는 전날 국토교통부가 배포한 규제 지역 지정 보도자료가 펼쳐져 있었지만 사무실 안은 예상보다 한산했다. 이날부터 동탄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예고된 규제"라며 담담한 반응이 먼저 나왔다.
이날부터 화성 동탄구는 용인 기흥구, 구리시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5일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적용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사실상 막힌다. 대출과 세제, 청약 규제가 강화됐지만 규제 첫날 시장은 예상보다 차분했다.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사 A 씨는 "어제는 본계약 일정을 앞당긴 경우가 몇 건 있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며 "규제는 이미 예견됐던 만큼 살 사람은 대부분 미리 계약을 마쳤다"고 말했다.
호수공원 인근 공인중개사 B 씨도 "가계약만 해놓고 본계약만 남았던 2~3팀이 급하게 도장을 찍은 정도"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전 막차를 타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시장 전체가 급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집값 급등과 투기 수요 유입 가능성을 이유로 동탄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규제 자체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을 앞둔 관망세가 더 짙게 감지됐다.
중개업소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매수층은 여전히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기업 종사자였다.
동탄은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와 평택캠퍼스를 오가는 셔틀버스 노선과 가까운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으로 불린다. 업계에서는 높은 연봉과 성과급을 받는 반도체 기업 임직원의 실거주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최근 집값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공인중개사 A 씨는 "회사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지를 찾는 삼성전자 직원 문의가 여전히 많다"며 "대부분 실거주 목적이라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고 해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C 씨는 "최근에는 평택 삼성전자 직원들도 동탄 매물을 많이 찾는다"며 "성과급 지급 시기가 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가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동탄은 수도권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2억2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규제 적용 범위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동탄1지구의 공인중개사 D 씨는 "동탄1은 입주 20년 안팎의 단지가 많고 집값 상승폭도 동탄2와 차이가 있다"며 "상승세가 강한 지역만 선별하지 않고 생활권 전체를 묶은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도 "집값을 끌어올린 건 사실상 동탄2인데 동탄1까지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woobi12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