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문 더 좁아졌는데 금리도 오른다…실수요자 '이중고'

주담대 고정금리 한 달 새 0.4%p 상승…은행권 우대금리 축소
대출 한도 줄고 이자 부담 늘어…무주택자 자금조달 부담 커져

서울 시내 주요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2026.6.11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든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도 우대금리 축소와 대출 취급 제한에 나서면서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연 4.37~7.42% 수준이다. 지난달 초 7.1% 안팎이던 상단 금리는 한 달 새 0.4%포인트(p) 가까이 상승했다.

대출 규제에 금리 상승까지…실수요자 부담 확대

주담대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는 시장금리 오름세가 꼽힌다. 최근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상승했다. 중동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내외 금리 인상 전망 등이 채권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전월보다 0.01%p 올랐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주담대 총량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도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일부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며 대출 증가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문제는 규제와 금리 상승이 동시에 실수요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규제지역에서는 15억~25억 원 주택의 경우 최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 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한도가 줄어든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무주택 실수요자와 갈아타기 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취급 조건을 조정하고 있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대출 한도와 금리 부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진정 효과 기대도…"결정적 변수는 아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종합(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포함)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1007만 원을 기록했다.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10억 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시내의 부동산의 모습. 2026.6.15 ⓒ 뉴스1 이호윤 기자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 세제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다 추가 부동산 규제도 예고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를 일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금리가 오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고 실제 활용 가능한 대출 규모도 줄어든다"며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금리 인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만으로 집값 상승세를 꺾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2022년처럼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던 시기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하반기 시장은 금리보다 대출 규제, 세제 개편, 공급 정책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공급 부족과 풍부한 유동성이 여전히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다만 추가 규제와 금리 상승이 겹칠 경우 과열된 시장 분위기는 다소 진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