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양극화 4년3개월 만에 최고…서민은 112년 모아야 강남 산다
소득 하위 20% 가구 5분위 주택 PIR 112.7…2021년 말 이후 최고
고소득층 부담은 완화, 전세 PIR도 41개월 만에 최고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부동산 양극화가 2021년 말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가 서울 상위 20%(5분위) 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소득을 112년 넘게 모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상급지 쏠림 현상과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서민층의 '주거 사다리'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소득 1분위 가구의 5분위 주택 PIR은 112.7을 기록했다. 2021년 12월(113.7)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주택 가격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시장 양극화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PIR이 112.7이라는 것은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12.7년 동안 모아야 해당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1분위 가구가 서울서 가장 저렴한 20% 수준(1분위)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도 8.7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8.0)보다 0.7 더 악화한 수치다. 중산층의 주거 부담도 커졌다. 지난 3월 3분위(소득 40~60%) 가구의 3분위 주택 PIR은 10.5로 지난해 12월(10.3)보다 0.2 높아졌다.
반면 상위 20% 고소득 가구(5분위)의 5분위 주택 구입 PIR은 17.0으로 지난해 말(18.1)보다 낮아졌다. 3월 말 기준 서울 1분위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5억 1163만 원이다. 3분위와 5분위는 각각 12억 157만 원, 34억 6065만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출 규제 강화와 상급지 쏠림 현상이 맞물리면서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중산층은 서울 외곽의 중저가 주택 매수조차 어려워진 반면, 현금 동원력이 높은 자산가들은 강남권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소득층의 진입 장벽은 오히려 낮아졌다. 소득 5분위 가구의 5분위 주택 PIR이 지난해 말 18.1에서 올해 3월 17.0으로 오히려 줄어든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업계는 임대차 시장 부담까지 커지면서 매매와 전월세 시장이 동시에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매매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무주택 수요가 전월세 시장에 머물면서 서울의 전세 PIR(J-PIR)도 41개월 만의 최고치인 43.9까지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은 서민 가구의 가처분소득을 줄여 자산 형성을 어렵게 만들고, 이는 다시 매매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급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계층별 사다리를 복원할 정교한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정부 정책의 타깃은 강남의 고가 아파트였지만 실제 시장 불안은 중저가 아파트 지역과 전월세 시장의 가격 급등으로 나타났다"며 "매매와 전월세가 함께 상승하는 트리플 악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출 규제 정상화와 선호 입지의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