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 줄자 매수로…30·40대가 서울 외곽 집값 견인
서울 전세 매물 연초 대비 25% 감소…전세수급지수 116.1
성북구 거래 절반 이상이 30대…동북권 실수요 매수 전환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30·40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수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자 전세 재계약 대신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늘면서 성북·도봉 등 서울 외곽 지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4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오르며 68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은 1주 전 0.31%에서 줄었지만 강북구 0.42%, 성북구 0.37%, 도봉구 0.34%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 전셋값 상승률은 성북구 0.44%, 도봉구 0.41% 등으로 서울 평균치 0.26%를 크게 웃돌았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7247건으로 연초 2만 3060건보다 약 25% 줄었다. 구로구 67.8%, 노원구 66.8% 등 외곽 지역의 감소폭은 60%를 훌쩍 넘는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6.1로, 수급 불균형이 심했던 2021년 3월 둘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면서 전세 재계약 대신 매수를 고려하는 실수요가 동북권과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현황을 보면 전체 7521건 가운데 30대 거래가 3444건으로 약 45.8%를 차지했다. 40대가 1989건, 26.4%를 기록했다. 20대 이하는 165건으로 2% 안팎에 그쳤고, 50대 이상을 모두 합쳐도 30% 수준에 머문다.
전세 불안 국면에서 서울 아파트 매수의 절반 가까이를 30대가 차지했고, 30·40대를 합치면 전체 거래의 70% 안팎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성북구는 이런 흐름이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역이다. 지난 4월 성북구 아파트 매매 거래는 411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30대가 228건으로 55.5%를 차지했다. 이는 서울 평균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40대도 100건(24.3%)을 기록했다. 반면 20대 이하는 7건(1.7%)에 그쳤고, 50대 43건, 60대 23건, 70대 이상 9건 등 고령층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세난이 이어지는 동북권에서는 30·40대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 움직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물건이 예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곳이 많다"며 "전세를 구하느니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30·40대 맞벌이 부부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전세 재계약 대신 매수를 고민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실수요는 구리, 화성 동탄, 용인 기흥 등 수도권 비규제 지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화성시 동탄구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97㎡는 지난 13일 18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용인 기흥구 e편한세상구성역플랫폼시티 전용 59㎡ 역시 이달 12억 1500만 원에 손바뀜하며 단지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대출·청약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서울 접근성과 직주근접 여건이 양호해 1인 가구, 신혼부부, 생애최초 매수자의 관심이 몰리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전세난에 내몰린 실수요의 매수 전환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동탄·기흥 일대의 경우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 유입 외에도 반도체·IT 기업 종사자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고 본다. 최근 SK하이닉스 성과급 지급과 삼성전자 사내 대출 확대 등으로 자금 여력이 개선된 직장인들의 매수 수요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동북권, 비규제지역 중심의 키 맞추기가 전세난과 맞물리며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전세 불안 때문"이라며 "전세난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동북권·비규제지역 집값이 한 차례 더 오를 수 있지만, 이후 조정 국면에서 가격 출렁임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무주택자일수록 상환 여력을 따져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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