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성수는 못 참는다…대형 건설사 수주전 격화

압구정5구역 홍보전 본격화…파격 금융조건 경쟁
성수4지구 재입찰 맞대결…랜드마크 수주전 격화

압구정 5구역 세대 내 한강 조망 예시(현대건설 제공)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건설업계가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에도 서울 일부 핵심 정비사업지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밀고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압구정과 성수 등 입지 상징성을 지닌 입지는 향후 브랜드 가치와 추가 수주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압구정5구역 잡아라…현대건설·DL이앤씨 맞대결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과 DL이앤씨(375500)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수주를 놓고 조합원 대상 홍보전을 시작했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한양아파트 1·2차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추진된다. 총공사비 1조 4960억 원이다.

양사는 압구정5구역 인근에 홍보관을 열고 한강 조망 특화 설계와 사업 조건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조합원 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OWN THE NEW' 비전을 앞세워 미래형 고급 주거를 강조하고 있다. 금융 조건은 △조합 사업비 전액 책임 조달 △기본·추가 이주비 확정 금리 적용 △추가 이주비 금융비용 사업비 포함이라는 조합원 금융 부담 완화를 핵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압구정5구역 특성을 살려 한강 조망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한 특화 설계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DL이앤씨 역시 홍보관을 열고 수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업 조건으로 조합 원안(63개월)보다 6개월 짧은 57개월 공사 기간을 제안했다. 코픽스(COFIX)+0% 수준 사업비 금리, 조합원 분담금 납부 최대 7년 유예, 담보인정비율(LTV) 150% 수준 이주비 조건도 내걸었다.

최근 건설사들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과잉 경쟁을 지양하고 있다. 수주 실패 시 매몰 비용만 수십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내년까지 정비사업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수익성이 낮은 사업지까지 무리하게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다만 압구정5구역만큼은 예외다. 압구정5구역은 단순 시공 실적을 넘어 하이엔드 브랜드 위상과 향후 강남권 수주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한강 변 단지를 보유한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위상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며 "압구정을 수주한 건설사는 사실상 국내 최고급 주거 시장의 기준을 제시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DL이앤씨 압구정5구역 재건축 홍보관.(DL이앤씨 제공) 뉴스1 ⓒ News1
성수4지구, 대우 vs 롯데 리턴매치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에서도 대형사 간 수주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4지구 재개발 시공사 입찰에 대우건설(047040)과 롯데건설이 재차 참여했다. 양사는 2022년 한남2구역 수주전 이후 약 4년 만의 재대결이다.

성수4지구는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1조 3628억 원이다. 양사는 지난 2월 1차 입찰에 참여했다. 당시 입찰 과정에 잡음이 발생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재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2일 재입찰 과정에서 500억 원의 입찰 보증금을 완납하고 수주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롯데건설도 500억 원을 선납하고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대우건설은 앞선 1차 입찰 당시 단지명으로 'THE SEONGSU 520'을 제안했다. 롯데건설은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르엘' 적용과 글로벌 설계 협업 등을 앞세워 랜드마크 단지 조성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성수4지구는 강남 압구정과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입지다. 성수동 일대가 고급 주거·문화·상업 중심지로 빠르게 변화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향후 성수4지구는 지역 내 스카이라인을 대표할 차기 한강변 랜드마크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여의도·목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수주 시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대형사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핵심 사업지 수주 실적은 조합원 신뢰와 브랜드 인지도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압구정·성수 같은 핵심 입지는 단순 수익성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강남권 주도권 경쟁 차원에서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사업지"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