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경기 남부 집값…동탄 국평 첫 20억 돌파

용인 수지 상승률 전국 1위…광명·하남도 강세 이어져
서울 전세난·대출 규제에 실수요 이동…GTX·반도체 기대 반영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의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고강도 대출·세제 규제와 서울 전세난이 겹치면서 실수요가 경기 남부 아파트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용인·안양·광명·하남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경기 남부 집값 상승세도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서울은 부담"…용인·광명·동탄으로 수요 이동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용인 수지구의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11일 기준)은 7.55%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경기 안양 동안구 7.17%, 광명시 6.39%, 하남시 5.51% 등 경기 남부권 주요 지역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고강도 규제 속 실거주 수요가 가격 부담이 적은 경기 남부 지역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는 최대 6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주거 선호도가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경기 남부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분위기다.

서울 지역의 전세난도 경기 아파트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2만 3060건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1만 7335건으로, 약 24.8% 감소했다.

전세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규제 여파로 서울 전세 매물이 줄어들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난 속 일부 임차 수요가 경기 남부 아파트 매매 수요로 전환됐다.

경기 화성 동탄구, 경기 구리시 등 비규제 지역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10·15 대책의 풍선효과가 여전하다. GTX-A 개통과 8호선 연장(별내선) 등 교통 호재 기대감도 반영된 상태다.

행정구역 개편으로 통계가 2월부터 집계된 동탄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3.49%에 달한다. 구리시의 경우 올해 누적 상승률(5.82%)이 6%에 육박했다.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동탄구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7일 20억 8000만 원(39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동탄 최초로 30평대 아파트가 20억 원 이상에 거래된 사례다. 구리 '힐스테이트구리역' 전용 59㎡는 이달 2일 11억 3000만 원(10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정주 환경이 양호하고, 전월세 물건 감소가 나타나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대출 등 레버리지 활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전세와 매매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은 점도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GTX·반도체 호재까지…경기 남부 상승세 이어지나
경기 과천시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2025.10.15 ⓒ 뉴스1 김영운 기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주춤한 사이 가격 부담이 낮은 서울 외곽과 경기 아파트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경기 남부 지역 아파트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대는 뛰어난 서울 접근성과 양호한 정주 환경을 자랑한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따른 유동성이 경기 남부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대출 규제와 전세난도 여전하다. 매매 전환 수요가 경기권으로 꾸준히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 전문위원은 "올해 경기 남부 집값을 끌어올렸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었다"며 "가격 부담이 낮은 일대에 당분간은 실거주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