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700가구 공급 가능한데…10년째 멈춰선 '광운대 민자역사 개발'
단일 역세권 최대 규모…서울 동북권 주택난 해소 '핵심 부지'
SPC "법적 사업권 유효" vs 코레일 "계획 없어"
- 이동희 기자,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김동규 기자 =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최대 7700여가구 공급이 가능한 '광운대민자역사 복합개발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 동북권 주거 안정을 도모할 대형 역세권 개발사업이지만, 관계기관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의 이견으로 10년 넘게 표류 중이다.
부동산 업계는 공급 규모를 고려하면 서울 주택 공급난 해소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사업 재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법인(SPC)인 '광운대역사'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85번지 일대 광운대역에 '광운대민자역사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이 개발 중인 '서울원'과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광운대민자역사 개발사업은 일반상업지역 최고 용적률 800% 이하를 적용해 약 6670가구에서 최대 7700여가구 규모의 장기 일반 임대아파트와 복합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지난 2020년 10월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지정 및 지구계획 승인(안)'까지 검토되며 사업 급물살을 타기도 했지만, 현재 사업은 중단된 상태다.
이 개발사업의 시계는 199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광운대민자역사 개발을 위한 SPC 광운대역사는 1996년 철도청과 민간 출자로 설립됐다. 이후 주요 주관사가 수차례 변경됐고, 2003년 구 철도청(현 코레일)은 당시 사업주관자와 사업추진협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2년 코레일 신임 경영진 취임 이후 사업주관자의 자격과 자금 조달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시작됐고, 코레일이 2017년 9월 업무협약 취소를 통보하면서 사업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
코레일 측은 기존 사업주관자의 지위가 상실된 만큼 광운대역사와 별도의 개발사업 추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광운대역사와의 사업추진협약 효력 확인 소송,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면서 "사업주관자 지위를 상실한 광운대역사와 별도의 개발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광운대역사 측은 최근 법무법인 검토를 통해 코레일의 일방적 취소 통보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사업권과 지위가 법리적으로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광운대역사 주주 구성은 코레일 25%, 코레일유통 5%, 유니온파트너스 25%, 유니온엑스 22.5%, 토마토홀딩스 17.5%, ㈜한화 5% 등이다.
광운대민자역사 개발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 상황과 주택 공급 규모 때문이다. 서울 도심에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가용 부지가 사실상 고갈된 상황에서 해당 사업은 단일 초역세권 부지에 7000가구 안팎의 주택 공급을 예고하고 있다.
무주택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 임대주택이 대거 공급돼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사업자 측은 코레일의 협조만 있으면 2027년 상반기 착공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광운대민자역사 사업은 대규모 주택 공급을 넘어 지역 사회의 숙원이기도 하다. 광운대역 일대는 철도와 시멘트 저장시설 등 대규모 산업물류시설이 오랜 기간 자리 잡고 있어 도시의 동서 흐름이 단절된 상태였다.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과 지역 균형 발전 필요성이 제기됐고, 지역 주민들은 2007년, 2012년, 2013년 세 차례에 걸쳐 서울시 등에 대규모 탄원서를 제출하며 조속한 사업 추진을 호소하기도 했다. 낙후된 철도 부지를 종합역사시설과 대규모 주거단지로 탈바꿈시켜 지역 상권과 도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 사회의 공통된 목소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 도심 내에서 6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택을 단일 초역세권 부지에 단기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가적인 과제인 주거 안정과 전월세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미 상당 부분 계획이 수립된 우량 유휴 부지를 하루빨리 본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유휴부지 공급량이 200~300가구 수준인데 6000가구 이상이면 꽤 규모가 있다"며 "탄탄한 시행사가 들어와서 빠르게 진행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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