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TX·SRT 연결 뒤엔 정비가 있었다…호남정비단 첫 공개
입고부터 분해·재조립까지…중련열차 정비 현장 따라가보니
TDCS 기반 이상징후 진단…"변수 늘수록 정비 중요성 커져"
- 조용훈 기자
(광주=뉴스1) 조용훈 기자 = 윤활유 냄새와 금속 마찰음이 뒤섞인 정비고 안. 레일 위에 선 KTX 산천과 SRT 차량이 천천히 맞물리며 하나의 중련열차로 연결됐다.
지난 1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KTX와 SRT 두 편성을 연결해 운행하는 중련열차 시범 투입을 앞두고 호남철도차량정비단 정비시설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중련으로 길어진 열차가 입고돼 진단과 분해·점검, 재조립을 거쳐 다시 선로로 나가는 정비 동선도 함께 소개됐다.
호남철도차량정비단은 호남선 KTX와 SRT의 정기·수시 정비를 담당하는 핵심 기지다. 현장을 안내한 한기업 코레일 고속차량운영처장은 "중련운행이 늘수록 정비의 중요성도 커진다"며 "차량 상태를 실시간에 가깝게 진단하고 선제적으로 손보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비고 안에는 차량 하부를 받치는 리프팅 장비와 각종 공구, 진단 설비가 촘촘히 배치돼 있었다. 기자단은 안전모를 쓴 채 차량 입고 지점부터 진단실, 분해·점검 구역, 재조립 구간까지 정비 라인을 따라 이동하며 점검 과정을 확인했다.
정비단에는 열차종합진단제어시스템(TDCS)을 비롯해 동시 인상장치와 대차 교환을 위한 드롭테이블 등 고속열차 전용 설비가 구축돼 있다. TDCS는 운행 중 수집된 온도와 압력, 진동, 제동 성능 데이터를 분석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한 처장은 "고속열차 한 편성에는 수천 개 부품이 들어간다"며 "TDCS를 활용하면 데이터로 위험 신호를 먼저 보고 정비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프팅 구역에서는 여러 대의 리프터가 차량을 일정 높이까지 들어 올려 하부 점검 작업이 진행됐다. 정비 인력은 제동장치와 배관, 전장품을 중심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교체 필요 여부를 점검했다.
이어 대차를 통째로 분리해 분해·정비하는 드롭테이블 작업장도 공개됐다. 정비사는 "대차는 바퀴와 제동장치가 모인 만큼 고속 운행 안전과 직결된다"며 "중련 편성은 마모와 균형을 더 세밀하게 살핀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이 정비 시설까지 공개한 배경에는 호남선과 경부선 일부 구간에서 시작되는 KTX·SRT 중련열차 시범 운행 확대에 대한 안전 우려를 해소하려는 취지도 담겨 있다.
정부는 호남선 수서~광주송정 구간과 경부선 포항·부산·서울·수서 구간 등에 중련열차를 도입해 좌석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단독 편성과 같은 수준의 요금을 적용하고 수서역 출·도착 KTX 운임은 SRT 수준으로 약 10% 낮추기로 했다.
같은 시간대 투입 열차 수를 줄이는 대신 중련운행으로 선로 용량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 처장은 "열차가 길어지면 제동과 승차감, 승무원 운용까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진다"며 "정비단에서 이런 변수들을 미리 상정해 점검과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철도 운영사들은 중련운행 확대에 맞춰 설비 투자와 인력 보강, 정비 기준 재점검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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