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승 코레일 사장 "15년째 요금 동결, 인상 논의 불가피"
"노후 KTX 교체에 5조원 투입…정부 지원 절실"
다원시스發 열차 도입 지연, 무궁화호 리모델링 '미봉책'"
- 조용훈 기자
(광주=뉴스1) 조용훈 기자 = 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철도 통합을 앞두고 요금 인상 논의의 불가피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15년 넘게 이어진 요금 동결과 노후 KTX 교체, 차량 도입 지연이 겹치며 코레일 재무구조 전반에 대한 개편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14일 광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장은 "지난 15년간 요금이 한 번도 오르지 않아 재무적 압박이 크다"며 "국민 동의와 정치권·경제부처 합의를 거쳐 적정한 수준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레일과 SR 통합 과정에서 요금 10% 할인과 마일리지 5% 유지를 약속한 점을 거론하며 "할인 직후 곧바로 요금을 올릴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요금 문제를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해 인상 논의의 불가피성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재무 부담의 핵심 요인으로 노후 KTX 교체 문제를 꼽았다. 그는 "2004년 도입된 KTX1 46편성은 기본 수명이 25년이라 2030년대 초반이면 전량 교체해야 한다"며 "단순 교체에도 5조 원 이상이 들어 코레일 재무구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논의하는 것은 단순히 낡은 차량을 그대로 바꿔끼우는 개념이 아니라 기술 진보를 반영한 새로운 고속철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법 취지대로 새로운 노선과 차량 도입에 대해 정부가 50% 수준의 재정 지원을 해준다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차량 도입 차질도 운영과 재무를 동시에 압박하는 현안으로 떠올랐다. 다원시스 사태 이후 일반열차 공급이 막히면서 EMU 계열 차량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김 사장은 "약 330량 가운데 미래 도입분을 제외한 200량 이상이 제때 들어오지 못했다"며 "무궁화호를 안전 점검과 리모델링을 거쳐 쓰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봉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긴급하게 필요한 146량은 올해 7월까지 재발주하고 나머지 물량도 어떤 차량이 필요한지 면밀히 검토해 순차 발주할 계획"이라며 "리모델링 기간을 최소화해 서비스 저하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중장기적으로는 공공서비스의무(PSO) 구조 개선을 통해 적자 노선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유럽은 일반철도 대부분과 일부 고속철까지 PSO 대상이지만 국내는 범위가 좁다"며 "27개 노선 전반으로 PSO를 확대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정해진 보전액조차 충분히 집행되지 않고 있다"며 "예산당국과 진지하고 체계적인 논의를 통해 보전 구조를 정상화하고 싶다"고 했다.
안전과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 투자 계획도 병행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승객 서비스 개선, 회사 운영 효율화, 안전 강화를 위한 세 가지 인공지능 시스템을 조기 도입하기 위해 이사회에서 매달 관련 투자를 심의·의결하고 있다"며 "내년이면 코레일 AI 전환의 가시적 성과가 현실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요금, 차량 교체, 정부 지원, PSO 보전 문제를 동시에 풀지 못하면 열차는 다니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며 "통합철도 체제 안에서 국민 이동권과 재무 건전성이 함께 유지되도록 구조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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