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거주 1주택' 83만 가구…'실거주 유예 매물' 쏟아질까
세입자 있는 주택 토허제 완화…연말까지 거래 신청분 적용
"잠재 매도 물량 확대, 의미 있어…단번에 쏟아지진 않을 것"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비거주 1주택자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방안을 내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 우려가 커지자 비거주 1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하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카드다. 추가 매물 효과를 두고는 기대와 회의가 엇갈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 낀 주택 거래 규제만 일부 풀어주는 '미세조정'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발표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을 거래할 경우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매수인의 입주 의무를 미루는 대상을 비거주 1주택자를 포함한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서울 지역 비거주 1주택 규모가 83만가구 안팎으로 추정되며 이번 정책의 매물 출회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수치에 대해 공식 통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르면 5월 말 시행되며 올해 말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받은 건에 한해 적용된다. 매수자는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실수요자로 한정하고 허가 이후 4개월 안에 등기를 마쳐야 한다.
또 12일 기준 임대 중인 주택은 모두 실거주 유예 대상에 포함된다. 국토부는 "임대차 계약 기간이 길더라도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반드시 실거주를 위해 입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다주택자에게만 실거주 유예를 적용하며 불거진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고 세입자 때문에 팔지 못하던 집주인의 매도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 1월 5900건 수준에서 3월 6400건으로 최근 5년 평균인 4100건을 웃돌며 증가세를 보였다. 다주택자가 매도한 물건을 무주택자가 사들이는 비율도 지난해 평균 56%에서 올 3월 73%로 높아졌다.
정부는 이번 후속 조치로 이런 실수요 중심 흐름을 더 키우면서 토지거래허가와 실거주 의무로 묶인 매물의 숨통도 함께 틔우겠다는 구상이다. 토지거래허가제의 2년 실거주 의무는 유지한 채 입주 시점만 미루는 만큼 '갭투자 허용'이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시장 체감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 3985건으로 한 달 전 7만 6093건보다 16% 줄며 7만건 아래로 내려갔다.
거래량이 일정 부분 유지되는 가운데 매물 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어서 시장에서는 거래 위축 못지않게 매물 잠김 현상을 더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이번 실거주 유예 확대는 토지거래허가제의 큰 틀과 실거주 의무를 유지하면서 세입자가 있어 매도를 고민하던 집주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세입자 있는 주택까지 유예 대상을 넓힌 것 역시 이런 매물 잠김 흐름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잠재 매물 기반이 넓어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내 비거주 보유 물량이 83만 가구 안팎으로 추정된다"며 "잠재 매도 물량의 저변이 넓어진 것은 의미 있지만 단기간 매물 급증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만으로 거래 위축을 단숨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계약 만료 전 입주가 어려워 실거주 수요자의 선호도가 낮고, 실거주 유예를 받더라도 임차기간 종료 이후 2년 실거주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매수 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한 만큼 매수 수요층 역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조치는 매물 폭증을 노리기보다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거래 절벽과 매물 잠김을 완화하면서 시장 유동성을 서서히 회복시키려는 성격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제와 대출, 실거주 규제의 방향을 분명히 해 시장이 예측 가능한 틀 안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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