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속 대중교통 혼잡도↑…'모두의 카드' 환급 최대 30%P 추가 (종합)

정부, 시차 출근 유도 포함 혼잡 완화 대책 가동
버스·지하철 증편…혼잡도 150% 이하 관리 목표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시내 버스가 오가고 있다. 2026.1.15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정부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석유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경계’로 격상되자, 출퇴근 혼잡 완화와 승용차 감축을 위한 4개 분야 32개 대책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출퇴근길 버스·지하철 운행이 늘어나고, 혼잡 시간을 피해 이용하면 ‘모두의 카드’로 최대 30%포인트까지 교통비를 추가 환급받을 수 있다.

중동발 고유가에 출근길 비상…정부, 32개 혼잡완화 대책 가동

국토교통부는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퇴근 대중교통 혼잡완화 종합대책'을 보고했다. 석유 경보 '경계' 발령 이후 차량부제와 에너지 절약 대책이 시행되면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통행량은 전년보다 약 4.09% 늘었고, 도시철도 혼잡도 150%를 넘는 구간도 한 달 새 11개에서 30개로 늘었다. 정부는 승용차 이용 억제, 대중교통 공급 확대, 출퇴근 수요 분산, 대국민 캠페인 등 4개 축으로 혼잡도를 1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공공부문 승용차 2부제(홀짝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를 4월 8일부터 시행 중이다. 석유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될 경우 민간까지 부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경제적 파급을 고려해 민간 차량부제 의무화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지홍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상임위원은 "민간 부문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현 단계에서는 강제 부제보다는 인센티브와 권고를 통해 자발적인 승용차 이용 감축을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유발부담금은 1000제곱미터 이상 건축물이 주차장 유료화나 차량부제 등 교통량 감축 활동을 하면 최대 90%까지 감면이 가능하고, 재택근무·시차출근도 감면 대상으로 폭넓게 인정할 수 있도록 기준을 유연하게 바꿔 승용차 감축을 뒷받침한다.

출퇴근 시차시간 인센티브 적용 시 환급률(일반국민)(국토교통부 제공).ⓒ 뉴스1
혼잡 구간부터 버스·지하철 증편 확대

대중교통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출퇴근 시간 혼잡이 심한 구간부터 광역·도시철도와 광역·시내버스 운행을 늘린다. 정부는 이미 선제조치로 서울 시내버스 196개 노선과 신분당선 정자~신사 구간을 각각 하루 4회씩 증회했고, 석유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 원유 수급과 파업 상황 등을 고려해 도시철도·시내버스 집중 배차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포골드라인과 서울 4·7·9호선 증차에는 2029년까지 국비 409억 원을 투입하고, 국산 무선통신 기반 열차제어(CBTC) 기술을 도입해 배차 간격을 단계적으로 줄여 출퇴근 대기 시간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출퇴근 수요 분산의 핵심은 '모두의 카드'와 유연근무다. 정부는 4월부터 모두의 카드 정액제 환급 기준을 절반으로 낮추고, 오전 5시30분~6시30분·9시~10시, 오후 16시~17시·19시~20시 시차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정률제 환급률을 30%p 인상했다.

재택근무·선택근무를 도입한 기업에는 근로자 1인당 월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1년간 지원하고, 지금은 유아기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시차출퇴근 장려금 20만 원을 에너지 위기 '심각' 단계에서 중소기업 근로자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공부문에는 시차출퇴근 30% 적용을 권고하고, 심각 단계에서는 50%까지 높이며 재택근무도 적극 권장한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 개찰구에서 시민들이 교통카드를 태그하고 있다. 2026.3.8 ⓒ 뉴스1 이광호 기자
AI 교통카드로 시간대별 요금·인센티브 설계…환승센터도 확충

현장 체감을 높이기 위해 광역·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방정부·운송사 자체 점검에 이어 5월부터 국토부·지방정부·전문가 합동 현장점검도 진행된다.

장기적으로는 'AI 기반 교통카드 시스템'(가칭)을 구축해 시간대·노선별로 유연한 요금·인센티브 설계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환승센터 확충과 퍼스널모빌리티(PM)·공공자전거 등 공유 이동수단 활성화로 환승 편의와 보행 환경 개선도 병행한다.

안광열 광역시설정책과장은 "2000년대 초반 구축된 기존 교통카드 체계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어 인센티브 설계와 요금 조정에 한계가 있었다"며 "데이터를 연계하고 정산 구조를 AI 기반으로 고도화해 시간대별 인센티브와 요금 정책을 더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어르신 대중교통 무임승차 조정 문제는 이번 출퇴근 대책에서는 다루지 않았으며, 정부는 보건복지부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별도 논의해야 할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