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한 달…건설사 '사용자성' 판단 엇갈려 혼선

서울·경북·전남 판정 엇갈려…일관 기준 부재
"“판례 쌓여야 대응 가능"…가이드라인 필요성

서울의 한 건설현장.(자료사진)ⓒ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건설업계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둘러싼 판단이 엇갈리면서 노사 간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방노동위원회마다 판정이 달라지면서 업계 전반에 혼선이 커지는 모습이다.

건설사들은 판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개별 사안별 판단을 지켜보며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청 기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4일 건설노조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 GS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했다.

노조는 이들 건설사가 여러 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하청노조의 교섭단위를 별도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서울지노위는 원청의 사용자성은 인정했다.

반면 경북지노위는 포스코이앤씨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반면, 전남지노위는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에 대해서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지노위마다 판단이 엇갈리면서 건설업계는 일관된 대응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판정문은 결정일로부터 30일이 지나야 공개돼 노사 모두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역시 즉각적인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지노위 결정을 따르는 것 외에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다"며 "판례가 더 쌓이고 판정문이 공개돼야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사용자성 판단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협력업체와의 소통을 강화하며 단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판례 축적과 정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업계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관련 사례가 누적돼야 개별 사안에 대한 판단 기준이 정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현장 비용 증가 등 부작용 우려도 있다"며 "판례가 쌓여야 업계 대응도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kim@news1.kr